Tuesday, February 20, 2018

This is Just to Say

음력 설도 지나니 이제 봄인데 튕겨져 나가야 하는데 말이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자외선으로 부터 숨어 지내기를 하다보니 비타민 디가 부족한 것인지 온몸이 무겁고 늘어지며 살이 눌러 붙는 느낌이다. 기름진 명절 음식탓도 있거니와 줄곧 해오던 운동도 하지 못하고 게으른 시간을 몸에게 허락했더니만 언젠가 경험했던 아주 기분좋지 않은 그 상황에 어김없이 도달한 것을 느끼게 된다.

좋지 않은 음식은 이런 저런 모양으로 생활의 리듬을 흐트려 놓는다. 살다보면 그럴 때도 있지 하며 누리지 말아야 할 관대함을 스스로에게 허한 것은 오만과 방자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사춘기 보다 무섭다는 갱년기의 시간을 지나는 몸에게 그런 관대함은 잘못된 것 분명하다.  밤 산보라도 나가야 한다고 말하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죽이고,  건강한 음식을 먹고싶어하는  건강한 욕망을 무시하고 짜고 달달한 유혹에 지게 만드는 악순환을 겪게 만들고 말았다. 대한민국 모든 갱년기 여인들이 다들 그렇게 산다고 일반화하며 위로를 해야 하는 순간이란 말인가.

늘상 똑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지루한(?) 패턴으로 어서 서둘러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을 걸어 물가에 가서 운동하는 건강한 그림속에 있는 나의 모습으로 돌아가야한다는 욕구가 차오른다. 잠시 멈추니 보이는 소중한 습관들이 보인다. 아무리 위대한(?)걸작을 만드는 일에 걸림돌이 된다한들 물속에서 누리는 즐거움을 희생하고 싶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생활의 리듬이 깨진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림을 그리지 않고서는 행복할 수 없었던 일상의 그림들이 이제 아침 수영을 가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다니 이곳에 온 나는 많이 변했다 하겠다. 잘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아니드는 것은 아니지만 뭐 그리 모질하게 사는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보면서 운동선수들이 간혹 눈물을 흘리면 나도 눈물이 난다. ㅋㅋ 왜 눈물이 나는 것인지 검색은 해보진 않았지만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괜시리 따라 눈가에 눈물이 젖는다. 고생을 많이 하고 살았단 말인가! ㅋㅋ

나 또한 개인적으로 잊지 못할 눈물의 순간이 있다.  대학시절 아픈 작은 오빠가 살고 있는 집에 반찬을 주러 화순으로 향하던 버스속에서 앉아서 흘렸던 그 푸른 눈물, 대학 화장실에서 몰래 흘렸던 외로웠던 눈물 ㅠㅠ, 유학시절 학부 큰 대회 시상을 앞두고 흘렸던 불길한(?) 뜨거운 눈물이 대표적으로 떠오른다. 그냥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흘러내리던 주체할 수 없었던 그 눈물이 마를 나이가 되었는데 고생을 많이 한 사람처럼 운동선수가 울면 나 또한 눈물이 난다.

우리우리 설날을 엊그제 경이롭게(?) 맞이했는데 무슨 눈물타령인가 스스로에게 묻고 싶다. 마음을 정화하는 의미로다가, 아직 인간적인 면이 있는 것 같아, 혹시라도 그적거리는 일도 하지 않을 것 같은 자신의 게으름에 경계하는 뜻으로다가 막 글을 써본다.

좋은 책을 추천하는 요령으로 부정적인 단어나 내용을 포함한 책보다는 희망적이거나 위로를 줄 수 있는 책을 권한다고 한다. 어쩌면 새로운 시간으로 불리는 오늘부터는 좀더 긍정적이고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단어로 내 삶을 채워나가야 하지 않나하는 다소 교과서(?)적인 생각을 한다.  어쩌면 난 작은 기적을 벌써 일으켰는지도 모르겠다.  노트북앞에 앉기 싫은 부정적인 자신을 이겨내고 이렇게 몇자라도 막 쓰고 있지 않는가 말이다.

설 명절 중에 '블팩팬서' 마블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았는데 꽤 매력적이었다고 기록하고 싶다. 뭔가 신선하고  독특해서 좋았고, 아프리카의 고유한 문화를 잘 녹였기도 하고 무엇보다 부산 자갈치 시장과 광안리 등등 한국적인 부분도 무시하지 못할 부분으로 실망하지 않은 영화였던 것 같다.  예술영화로는 '패터슨'을 집에서 조용히 보다가 잠들었지 싶다. ㅋㅋ 다음날 다시 마음을 다잡고 다시 예술적인 '패터슨'의 일주일의 시간을 지켜보았다. 일상이 시로 승화되는 반복과 수정의 진행형을 그리고 다시 원점으로 갖게 되는 아무것도 그려지 있지 않은 비어있는 하얀 새공책 한권!



I have eaten
the plums
that were in
the icebox

and which
you were probably
saving
for breakfast

Forgive me
they were delicious
so sweet
and so cold

William, Carlos Williams , This is Just to 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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