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nter Fever
유난히 춥고도 긴 겨울을 걷는 그림은 색들이 사라진 모노톤 아침이었던 것 같다. 열기라곤 하나도 품지 않는 그런 처음같은 풍경을 걷다가 붉은 산수유 열매들이 달려있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이상하게 경이로웠다. 모든 열매들이 사라진 시간에 아직도 붉게 매달려 있는 모습에 화들짝 놀라서 스마트폰을 눌렀다.
노란 산수유꽃이 눈이 내리는 겨울날에도 붉게 매달려 있는 것이로구나~~~
이제 날이 풀려 꽃을 시샘하는 바람과 비가 내리면 영영 안녕하며 제 할일을 다 마친듯 저 붉은 열매 사라지겠고 다시 노란 산수유꽃이 피어 오르고 푸른 잎사귀가 여름을 지나고 그리고 다시 열매를 붉히겠지~~~
(쓰다보니 좀 우울해질려고 허넹 ㅋㅋㅋ)
'겨울 열정'답게 뜨겁게 글을 쓸려는 처음의지가 무색하게 허무해질려는 이 타고난 우울감을 역시 운동을 하며 제거시켜야겠다.
갑자기 어제 수다모임후 뒷기분으로 남은 것이 있었는지 물음표가 하나 서있다. 피부가 주름진다하여 마음까지 주름질 일 없으려니 하지만 시간을 품은 품격있는 삶이 과연 어떤 것인지 가끔 물음표가 습관처럼 일어난다.
(도저히...운동댕겨와서 컨티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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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눈을 입은 붉은 산수유 열매는 아름다웠다고 그저 본능적으로 느겼을 뿐이다. 음력설이 지난 어제 아침 길을 걷다 바라본 늘어진 붉은 산수유는 아름답지 않았다.ㅋㅋ 차라리 비바람이 불어서 그냥 후다닥 지조있게 떨어져버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삐딱한 생각을 하였다. 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느낀다. 시간이란 어김없이 공평하게 그리고 냉정하게 흐르는 것을.
겨울을 지난 추상적인 나뭇가지에 모든 가능성을 담은 모습들이 아주 잘잘하게 봄을 기다리고 있다. 처음은 아주 미세하지만 따뜻한 봄바람을 타고 튕겨져 나올 시간이다. 오는 봄을 맞이하여 대청소를 하겠다는 친구의 창문은 바다를 향해 열려있다고 한다. 남쪽 바다를 바라보는 그녀의 창문이 부러워진다. 난 아직 뿌연 풍경이 보이는 창문을 열지는 않았다.
긴겨울을 잘견디고 튕겨 나오는 모든 것들을 맞이할 적극적인 자세로 셀프 염색을 하였다. 좋은 책 한권 읽고 나면 더할 나위 없겄다싶다. Just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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