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December 12, 2017

The Landscaping

한파주의보가 스마트폰에 날아 들어온  날답게 군데 군데 빙판을 피해 걸어야 한다. 며칠 전 내린 눈이 녹아 찬바람에 얼어 붙은 모양이다. 추운 날이 올 것을 알았는지 도시의 농부가 부지런하게 땅을 갈아 엎던 아침이 생각이 난다. 땅이 얼어붙기 전에 추수를 끝낸 땅을 삽을 들고 원시적으로 갈아 엎고 있던 장면을 사진으로 담고 싶었는데 망설이다가 그 수고롭지만 원시적인 힘이 느껴졌던 장면을 담지 못한 것이 조금은 후회로 남는다.

조심조심 길을 걸으며 그 도시농부의 땅옆을 걸어가며 그가 세워놓은 헌옷입은 허수아비들을 흘깃 바라보았다. 추수가 끝난 빈땅에 아무렇게게 서있는 허수아비에게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희극미보다는 비장미가 흐른다고 생각을 하였지 싶다. 삽을 들고 땅을 갈아 엎을 힘은 있지만 도시의 사람들을 고려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타인을 고려하지 않는 도시농부의 무배려 무유머 무센스 뭐라고 할까 재미가 없는 풍경이다. 그저 겨울을 지나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성실하고 착실한 사람일 것이다.

뭘 기대하냐고?
ㅠㅠㅠ

4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제대로 천변정리를 하지 않더니만 아침과 저녁을 걷곤 하는 천변이 대정리가 되었다. 흔들리던 갈대와 무서운 기세로 번지던 이름모를 덩쿨들도 사라지고 들고양이와 야생동물들이 몸을 숨길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사라진 깔끔한 그림이다. 그야말로 잡스런 것들을 다 정리하고 주변 나무도 자르며 랜드스케이핑을 하니 비좁았던 또랑물이 강처럼 넓어져 드넓기까지 하다. 그런데 왜 섭섭한 것이지?

덩그렇게 놓여져있던 종이박스의 존재의 의미를 한참이나 걸어간 뒤에 깨달았다. 야생 고양이를 배려한 사랑의 박스였던 것이다. 아~

지난주말 극장에서 영화를 보기전 광고에서 감동을 받은 광고카피가 있었는데, 정말 잊지않고 마음밭에 세기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 ㅋㅋ 다른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더라도 우리안에 있는 긍정적인 힘을 우리 스스로 믿고 전진한다는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꽃한송이를 피우기 위해 비바람과 천둥번개가 있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던 그런 시간이 내게도 있었던 것 같다. 내 마음 같지 않은 사람들 나와 다른 사람들이 있기에 자신이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는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피하고 싶은 사람들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에 내 자신을 더 뚜렷이 알 수 있다는 사실이 위로가 되는 겨울 날이다. 그렇다고 내 자신을 밝히는 꽃을 피우지 않을 것인가?

타인의 흔적이 때로는 상처로 와닿을 때도 있지만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게 만드는 여정속에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것임을 내안에 따뜻하게 간직해 본다.


The Immigrant Song, Led Zeppe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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