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December 10, 2017

The Flowers in Winter

등꽃이 필 때
                        -김윤이

목용탕 안 노파 둘이 서로의 머리에 염색을 해준다
솔이 닳은 칫솔로 약을 묻힐 때 백발이 윤기로 물들어간다
모락모락 머릿속에서 훈김 오르고 굽은 등허리가 뽀얀 유리알처럼
맺힌 물방울 툭툭 떨군다 허옇게 세어가는 등꽃의
성긴 줄기 끝,  지상의 모든 꽃잎
귀밑머리처럼 붉어진다
염색을 끝내고 졸음에 겨운 노파는 환한 등꽃 내걸고 어디까지 가나
헤싱헤싱한 꽃잎 머리 올처럼 넘실대면 새물내가 몸에 베어 코끝 아릿한 곳
어느새 자욱한 생을 건넜던가 아랫도리까지 걷고 내려가는 등걸 밑
등꽃이 후드득, 핀다


something like happiness, 그녀가 버린 것들


물가에서 만나는 다양한 연령층의 여인들이 만드는 풍경속에 서있을 때 '젊음'이란 풋풋하고 싱싱한 단어가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가을꽃과 같은 성숙한 여인들이 만드는 삼삼오오 조를 이루어 피어있는 그윽한 그림 또한 나름의 이야기가 그림자를 이루어 중후하다. 그리고 겨울처럼 다 떨구어낸 듯한 여인들의 그림은 아직은 절대로 내게는 오지 않을 것 같은 피하고 싶은 그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꽃피고 지는 여정을 즐기며 시간을 빗겨가려는 나름의 비밀무기를 가진 여인들을 만날 때 그녀들의 힘(?)에 대한 질투를 느껴 조금은 흔들리는 밤을 보내는 것 자백한다. ㅠㅠㅠ  나도 피부과와 성형외과에 가야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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