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September 05, 2017

Now, Here

흐린 날로 잠들고 흐린 날로 일어나서 창문을 여니 자동차 달리는 소리위로 작은 새소리들이 아침으로 날아 들어온다.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고 하더니 베란다 창밖으로 보이는 조그맣게 보이는 사람들이 우산을 받쳐들고 어디론가 향하여 발걸음을 재촉하며 걷는다. 지난 밤 오리와 두루미가 있는 천변을 거닐며 문득 누리고 있는 행복에 대한 소중함을 보았지 싶다. 한반도 위기설로 휴대용 라디오를 검색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하루하루를 지금 여기에서 의미있게 엮어야겠다는 착한 마음이 드는 것은 센프란 여행이 준 큰 결실이 아닌가 싶다.

 지난 밤 걷기하는 동안 축쳐진 어깨로 걸으며 걷는  울동네 정치인이 꽤 오랫동안  보이지 않아 궁금하였는데 인사는 없지만 변함없는 모습으로 걷는 모습을 보게되니 뭔가 제대로 리듬이 맞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평화로운 걷기에 방해가 되었던 만남은  가벼운 눈인사라도 할려는 나의 선한 의지를 무색하게 제빠른 안면돌림으로 옆을 스쳐 지나가는 수영장에서 보는 젊은 여인의 무례한(?) 태도에서 나오는 불쾌감이었지 싶다. 인사를 하지 않을 수도 있지...사정이 있나보지...내가 싫은가??? 일주일의 5일을 같은 물속에서 수영하는 젊은 여인은 내게 인사를 하지 않았다.ㅋㅋㅋ 솔직히 나 또한 그녀가 내취향은 아니다. ㅋㅋㅋ하지만 기본적인 인사는 하고 사는 상식적인 수준은 되어야 하지 않는가.

 영혼없는 눈인사라도 하면 좋지 않겠는가! 타인의 머리를 일부러 꾸욱 눌러 인사를 하자고 할 수도 없고 '통과'하기로 한다.  젊은 친구가 벌써 노안이 온 모양이지~~~스마트 폰 땜에 그럴 수도 있어~~~~아니면 보톡스를 잘못 맞아 시신경에 문제가 있든지~~~아무래도 내가 그녀보다 수영을 잘해서 그런 것 아닌가 하고 답없는 불쾌함이 만든 물음표에 나름 가장 이기적이며 건강한 답을 정답으로 선택하면서 흔들렸던 마음을 잡았다. ㅋㅋㅋ

 아침 수영이 끝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쫄깃쫄깃한 떡을 사면서, 밤맛이 나는 고구마를 파는 가게에서 저녁거리 장을 보면서, 동네 약국에 들려 간단한 상담과 권유를 친절하게 받을 수 있는 편리함을 맛보면서, 영혼이 자유로운 피부과 의사의 책임지지 않는 상담언어를  해석하면서(?) 등등 이곳에 나름 만족하고 있는 긍정적인 이유들을 찾을 수 있어 다행이었지 싶다.

또 다시 외국에 나가 살고 싶냐고 묻는다면?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용기가 남아 있는 것인지 체크하다 연약하고도 주름진 자신을 발견하고 이곳에 오래 묵은 것들의 편안함에 안주할 것 같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중년을 넘어 노년의 시간을 고려한다면 불안하게 익숙한 이곳의 삶을 선택할 것이라고 보여진다.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그런 동질감이 주는 기본적인 것을 포기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젊은 아들들이 나가 살고싶다면 그것은 다른 문제라고 본다. 능력만 된다면 그리하라 말할 것이다.

지금 이곳에서 흰두루미 세마리가 늙은 소나무 가지에 그림처럼 날개를 퍼덕이며 내려 앉는다.

Bill Withers, Lean on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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