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ugust 09, 2017

After the Wind

그 비가 내리기 전에 바람은 무겁게 수분을 안고 맴돌았지 싶다. 어떤 뭔가가 올 것 같은 그것을 확인삼아 날씨체크를 하니 남쪽에서 비가 한참 내리고 있다. 비를 몰고 올 바람이 하루 종일 밀당을 하더니 결국은 우산을 챙겨 밤으로 걸어 가게 만들었다. 바람같은 비가 흩날리니 들고 있는 우산이 무용지물이라 그냥 걸으며 솜털같은 비를 맞으며 한참이나 즐겨볼 생각을 하였지 싶다.  얼마 걷지 못해 빗줄기가 굵어져 다시 우산을 받쳐드니  머리위에서 후드득거리며 우산 표면에  드럼 리듬을 만든다. 비가 내리는 밤에 걸을 수 있다는 것 행복하다~~~

미쳐 닫지 않고 나온 창문들이 생각나고 만 것은 현실이 되고 만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글쟁이 이야기꾼이라는 것을 그의 책, 기사단장 죽이기란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이름없는 화가의 이야기라서 기본적인 흡인력은 갖고 있긴 하지만서도 하루키는 디테일에 강한 이야기꾼이라는 것이다.  어떤 사람의 얼굴을 그리는 작업을 할 때 직관력으로 고유한 특징을 잡아내어 캔버스에 그 사람에게 있고 캔버스에 없는 것을 찾아 내는 장면에선 가슴이 두근거렸지 싶다. 물론 나 자신은 다른 사람의 초상화를 그려 본 적은 없다 하겠다. (드로잉 시간의 파트너의 얼굴, 숙제로 그린 가족의 얼굴을 제외한다면) 공부삼아 자신의 초상화를 대여섯편을 그려보면서 나를 들여다 봤던 기억이 났다.

사람의 혼이 들어있다는 뜻으로 '얼굴'이란 단어를 해석하는 것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지금 여기서 내 얼굴을 그린다면 어떤 얼이 들어있는 면을 볼 수 있을까싶다.  아직도 내 눈빛은 정열로 깨어있는 것인지 내 입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선을 지키고 있는 것인지 내콧대는 아직도 반듯하게 지킬 것은 지키고 있는 것인지 높은 광대는 험한 세상에 대해 대항하며 극복하며 살아갈 수 있는 지 등등의 생각이 스친다.

어떤 얼굴을 난 기억하며 유지하고 있는 것인지 하늘의 뜻을 깨달았는지 아침부터 물음표가 줄을 선다.

오늘 하루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바래본다.

outside of the Window, Mix Media on Board


https://www.youtube.com/watch?v=V-fGEJsj8pw
Sumi Jo, Ave ma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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