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ugust 02, 2017

Be Yourself

두부
                            -이영광

두부는 희고 무르고
모가 나 있다
두부가 되기 위해서도
칼날을 배로 가르고 나와야 한다

아무것도 깰 쭐 모르는
두부로 살기 위해서도
열두 모서리,
여덟 뿔이 필요하다

이기기 위해,
깨지지 않기 위해 사납게 모 나는 두부도 있고
이기지 않으려고,
눈물을 보아지 않으려고 모질게
모나는 두부도 있다

두부같이 무른 나도
두부처럼  날카롭게 각 잡고
턱밑까지 넥타이를 졸라매고
어제 그놈들 또 만나러 간다


ㅋㅋㅋ 시 읽다가 웃고 그러면 안되는데 웃프다라고 하고싶다.  요즈음 '각'이라는 말이 유행어라고 한다. 어떤 상황을 나타내는 범주안에 들어오는 모양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병원에 갈 상황을 병원각이라고 한다나.ㅋㅋ

하나의 고정된 앵글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보다는 가끔은 여기저기 두루두루 시점을 변환해 보는 것이 참신한 맛을 더했던 것을 기억한다. 이 시에 나타난 각은 두부각인데!

성질 드럽다고 막 무섭게 말해도 사람들은 날 만만하게 본다. ㅋㅋㅋ

속마음을 다 들켜서 그렇다고?


새벽에 잠이 깨어 소노 아야코의 '긍정적으로 사는 즐거움'이란 책을 다시 집어 들었다.  스포츠를 통해 자신의 한계을 보게된다라는 말을 기억한 과거의 나는 새롭게 나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는 힘을 기르는 것이라는 말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운동을 하면서 기본적인 기술을 습득하며 단련하며 육체가 튼튼해지는 것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것 까지도 단련하여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때때로 자신을 잃어버릴 때가 있다.  나의 속도로 나의 리듬에 맞게 즐기면 되는 것을 어찌하여 흔들리는가. 내 머리의 각을 고정시키지 못해 일어난 것이로세.

책을 읽다  '단념'이란 단어를 읽다가 눈물이 흘렀다. 이건 뭐지? 갱년기인가?

Dome from Little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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