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April 21, 2017

who are you?

중독된 줄 알았는데 손이 떨리지 않고 있음을 본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받아 들이고 적응을 잘하고 있는 것으로 나름 해석을 해보면서 물가의 그림을 떠올리기를 거부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병원을 가기 위해 집밖으로 나가 초록으로 옷을 갈아입은 봄길을 천천히 걸어가야했다. 보라색 제비꽃과 노란색 민들레가 시냇가 언덕에 촌시럽게 피어 눈길을 잡는다.

신음 소리가 저절로 흘러 나오는 통증이 사라지고 있다. 아~ 통증! 감당할 수 있는 통증을 갖고 있는 지금의 나는 삶에 대한 구체적 결심을 하게된다,  "다시는 넘어지지 말아야해. 그리고 더 천천히 다닐 것이야!" 익숙한 일상의 일 그중에서도 유난히 에너지를 모으던 일을 멈춤으로 해서 얻어지는 것은 시야를 다른 것으로 옮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아침물가를 더 천천히 걸을 수 있고, 무엇보다 하루의 시간이 더 길어졌다는 것이다. 잠도 여러번 나누어 자고 밀린 책도 천천히 읽을 수 있고...

병원에서 주사를 며칠째 맞고있다. 항생제 주사라 아프다며 주사를 주는데 오늘 주사는 가짜처럼 덜아프다.   천천히 주사액을 밀어넣어 그런 것 같다며 칭찬에 익숙한 그녀는 겸손하기 까지한다. 어떻게의 차이를 엉덩이로 실감하였다.ㅋㅋ 환자를 배려하는 아름다운 자태! 내일은 자가소독하는 법을 가르쳐준다고 하였다. 

약방에 들려 젊은 약사님과 대화를 하던 중에 며칠 동안 경험했던 시도때도 없이 내려왔던 잠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통증을 잊고자 하는 자가 숙면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진통제의 영향이라고 한다. 왜 그런 정보를 주지 않았냐고 물으니 젊은 약사님은 약에 대한 자신의 투철한 직업정신을 백프로 확신하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런 정보를 듣지 못한 난 내 노후한 기억력? 집중력? 무엇을 탓해야 하는가. 약에 대한 민감성으로 귀를 쫑긋했을 내 자신을 백프로 의심해야 하는 순간을 마주했다. 그럴리가! 진통제를 따로 처방받아 약을 받았던 순간이 선명한데...

백프로 확신하는 젊은 약사샘에게 저항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입만 아플 일이라고 신맛나는 소리가 내안에서 들렸다. 그래 더 노후한 내탓으로 하자~~~

졸리는 진통제 먹고 운전을 했으면?

약국에 가서 약을 받을 땐 반드시  유의사항을 챙겨서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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