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September 19, 2016

Shape Music

덥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한달이라는 숫자가 과거로 넘어갔다. 일상의 습관처럼 아니 의식처럼, 노트북 앞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이 찬바람 보다 먼저 일어난 것을다행으로 여기기로 한다. 비교적 서늘한 바람이 이는 가을이라는 곳에 속해 있을 때 무엇인가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살아있는 모습중에 아름다운 것임은 알고는 있으나 몸과 마음이 게을러 자꾸 드러누워 있고 싶기도 하다.

아직도 그늘이 있는 곳을 밟고 있는 시간이다. 어두운 방안에 몸을 가두지 않고 밖으로 나간 것은 물가의 상쾌한 즐거움으로 월요일을 여는 좋은 출발이었지 싶다. 명절 끝이라 물가의 여인들은 무거운 몸을 바삐 움직여 살이라도 털어내는 양 에너지가 넘치는 그림을 보여 주었다. 점심식사를 함께 하자는 주름진 여인들의 건강한 대화를 들으며 혼자 잘노는 쓸쓸한 모습을 잠깐 인식하기도 하였다. 마음맞는 사람들과 식사를 하며 수다를 떠는 모습을 부러워했지 싶다. 더 주름지기전에 정스럽고 따뜻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씁쓸함이 소극적인 고독으로 마무리 짓는 것이 서글픈 일이긴 하지만서도 어쩌겄는가.

따뜻한 미역국을 끓이고, 구수한 둥글레차를 끓인 월요일 오후는 차들이 달리는 소리를 내고 있다. 열린 창속으로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는 것 또한 감사하게 누리고 있는 중이다.작품 이야기를 하는 날을 빨리 만들어야 하는 것 또한 아직 내안에 남아있다.다행인가?

그동안 집중했던 수묵화 흔적들도 정리하고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일상의 생활로 파묻히지 않도록 세우고 뿌리를 내려야 하는 맑은 시간이다. 억지로라도 나다운 시간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이 치열하지 않고 미치지 않아서 그냥 살아가고 있는 모양이다. 무표정하고 말이 없는 그런 얌전한 여인이 되어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아무런 생각이 없고, 색이 없는 무난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인지? 두려운 생각이다. 나다운 것을 잃어버리고 사는 것은 아직은 끔직한 일임에 틀림없다.



칡꽃
이진욱

첨탑을 타고 오르는 칡넝쿨
끝이 보이지 않는다

자신이 무모한 줄 모르고
고압에 닿을 때까지
사력을 다해 기어오른다

사랑을 위한 등정이라면
말리고 싶다
저긴, 너무 위험한 길이다

꽃을  피우기 위해 몇 볼트의 벼락이 필요 할까

뿌리에서 멀어져 
더 아찔한, 

칡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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