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September 21, 2016

Nabi

맑은 하늘에서 새소리가 들려오는 날이다. 높은 건물을 올리려고 땅굳히는 소리와 어디론가 바삐 움직이는 자동차 소리보다 새들의 노래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바깥은 청명한 가을의 어느날이다. 아침 햇살이 두려운 나머지 냇물이 흐르는 원시적인 천가를 내려보게 되었다. 유난히도 더웠던 날씨탓으로 덩쿨들이 약한 꽃들을 덮어버려 가을 꽃을 다양하게 볼 수 없는 그림이다.  세금 모자라 방치한 모습이 기분을 잠시 우울하게 만들기도 하였지만 세련되게 정리되지 않는 현실에서 꽃한송이 발견하는 기쁨으로 흔들리는 코스모스에게 눈을 마주쳤다.

인생은 끝없는 선택의 묶음이니 어찌할 수 없을 땐,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어나는 꽃들에게 의미를 주는 것이 어쩌면 스스로를 더 행복하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찢어진 청바지와 카우보이 부츠를 신고 물가로 향했다.  김홍기님의 '옷장 속 인문학'을 읽은 후 옷을 입는 것이 더욱 즐거운 일이 된 것 같다.  자신을 존중하는 즐거움은 맛보았으나 타인들은  반응을 보여주지 않았다. 이점에서 난 또다시 가벼운 인사라도 기분좋게 만들 줄 알던 그곳의 사람들이 그립다. 조그마한 관심을 왜 보이지 않는 것일까? ㅋㅋㅋ 파넬라 빵집의 여종업이라면 분명 관심을 보여줬을 터인데...결국 셀프로 즐겁고 말았지만 말이다.

코코 샤넬이 "우아함은 거절이다"라고 했다는데, 덧셈의 미학이 아닌 뺄셈의 미학을 기저로  절제와 거절의 선택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결국 자신을 자신답게 할 수 있는 결정적인 단순한 선택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로 이해하였다. 다양성보다는 획일적인 이곳의 시장의 형태를 고려한다면 물론 주머니 사정도 넉넉하지 않으니 결국 발품을 파는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피곤하여 동네 옷가게에서 몇번 옷을 구입했더니 온동네 아짐들이 비슷하다. 결국 좀 멀리가 저렴한 옷을 구입했더니 바느질이 엉망하여 스스로를 싸구리로 만들고 마는그런 과정을 걸쳐 자신에게 생명력을 줄 수 있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옷을 구입하기 위해선 댓가를 치루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인식하게 되었기도 하다.

그런데 자신의 주제파악은 잘하고는 있는 것일까 하는 무서운 질문하나가 쑥 들어 온다. 꽃같은 열정을 아직 갖고는 있는 지 말이다. 아침 물가에서 어느 여인이 나이를 물었다. 대체 무슨 에너지가 그리 넘치시나이까하는 그런 질문을 받을 땐 언제나처럼 내안으로 밀어넣은  밥타령을 한다. 비록 과도기의 시간을 꾸리고는 있지만서도 나다운 에너지가 없는 것은 아니니 물속에서라도 열심히 내게 있는 좋은 에너지를 일으켜야 한다는 사실을 그녀들은 모른다.

언젠가 나비처럼 날아오를 날이 올겨~~~
something like happiness, mono pr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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