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anuary 04, 2016

Ironing

시간이 발달하여 와이셔츠 한장을 천원에 세탁과 다림질을 하는 편리함을 준다지만, 햇살이 내리쬐는 오후에 텔비를 틀어놓고 남편과 아들들의 와이셔츠를 다렸다. 붓을 들고 멋져 보인다는 예술활동을 해야 하는 시간인데, 난 주글주글 자글자글한 주름들에게 습기를 더하고 몸무게를 더해 현실감 넘치는 면면 들을 반듯이 폼나게 만들어 보는 수정되어지는 즐거움을 따끈하게 맛을 보았다.

아직은 다리미를 들 수 있는 오른 팔의 힘과 지탱할 수 있는 두 발이 성성하고, 그리고 푸른 시간이 다 갔노라고 인정하고 받아들이기엔 쉬운 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것보다는 다리미를 들고 옷을 다리는 보잘 것 없고 때로는 하찮은 아짐의 일상의 일이지만 왠지 마음이 평안해지고 할 일 다하는 그런 기분은 어두운 방에서 날 기다리는 고급진 미술재료에 대한 넘 예의없고 비겁한 변명인가?

서쪽으로 기운 햇살이 눈부신 화창한 겨울의 전경을 두고 지난번 쓰다남긴 먹물 생각이 난다.  아까워도 버려야겠지?!

물가에 갔더니,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라고 하였다. 어떻게? 통성명? 하나,둘, 셋 이상의 여인들의 이름을 소개 받는다고 이름을 외울 수 있을까? ㅋㅋㅋ 찰나적인 생각이 스며들 여지도 없이 그냥 물속으로 입수하자며 여인들이 물속으로 얼굴을 집어 넣었다.

내가 누구냐고?

이름을 모르니, 어떻게 기억되고 기억할까하는 웃기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있잖아 이삔 아짐 1, 목소리 큰 아짐 1,  키 큰 아짐 1, 뚱띠 1, ...등등의 특징들로 기억되려나? 그렇다면 난? 목소리 크고 힘 센 아짐? 난 보기보다 착하고 젊은 여자라고 말하고 싶었다.ㅋㅋㅋ 모두가 이름없는 물속의 여인들은 젊다~~~ 허리펴고 무릎펴고 죽죽 길어져라 길어져라~~~일종의 다림질을 하고나면 다시 주름진 현실로 돌아와 이리저리 구겨지며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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