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aking to a Duck
경청
-김정수
누군가에게 더러운 것
누군가에겐 일용할 양식이다
구르는 재주 없어도
굴리는 재주 있다고
쇠똥구리 지나간 자리
길 하나
보인다
월요일이지만 라면을 끓이지는 않았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받으며 라면을 먹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결국 잔반처리하는 알뜰한 아짐의 시간을 꾸리고 있나보다. 바람들고 있는 무우를 다듬어 서둘러 깍뚜기를 만들고 밀린 설거지를 마치니, 벌써 하루 해가 서쪽으로 기울었나 보다.
조간 신문을 읽다가 멋진 님의 시를 발견 하였다. 지난 밤에 보았던 '히말라야'의 대사가 생각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길없는 길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길을 만든는 길이구나 뭐 그런 길을 만드는 그런 기분이 든다.
내가 스스로에게 준 선물을 기다리고 있다. 책을 읽다가 문득 찾아온 용기 내지 열정인지 하여튼, 난 드디어 유화를 그리기 위한 준비로서 젯소와 오일 미디엄을 신청하였다. 놀라운 발전 혹은 결단이라 할 수 있겠다. 언젠가부터 색을 떠난 것이 더 편안하지 않았던가! 때가 된 것인지 색을 칠하고 싶은 용기가 생겼나 보다. 색없는 겨울이라 그런가?
쇠똥구리 구를 준비 되었는지 묻지 말고 그냥 붓을 들기로 해야 할텐디...붓을 어디서 씻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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