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December 20, 2015

전화걸기

라면을 끓이는 월요일이 될 줄 몰랐다. 라면 국물에 밥까지 말아 먹는 날이 월요일이라 막막하긴 하다. 그리고 누워서 책 한권 읽을거라며 이불속으로 기어 들어갔다가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더 망가지기엔 갈때까지 갔다는 불안한 생각에 뛰쳐 나오긴 했다.

먹물이 남아있다는 것을 기억해 내어 붓을 들고 책상앞으로 갔다. 그려, 집중을 잠시 하다보면 맑은 생각이 샘물처럼 솟아 나올 거라며 검은 먹으로 선을 그었다.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일련의 놀림들이란 부정적인 생각을 어찌 물리친단 말인가! 내 마음을 바로 잡기엔 먹물이 빨리 사라진 듯하다.

전화기를 들고 멀리 있는 오래된 친구에게 전화를 걸면 마음이 흩어지지 않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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