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December 15, 2015

화분에 물을 주고

화분에 물을 주고, 커피에 설탕가루 입은 도너츠를 챙겨 햇살 밝은 창앞으로 앉았다.  햇살이 있으니, 훨씬 행복한 시간이라 느껴진다. 비록 세수도 못하고 추접스런 시간을 보내고 있긴 하지만서도.

병원에 들려 약을 사고 그리고 먹어서는 안될 도너츠를 사고 돌아오는 길에 봐서는 안될, 눈 더러워지는 광경을 보았으니, 자신의 차안에서 쓰레기를 꺼내 건물 으슥한 구석진 곳에 버리고 가는 한 인간 아저씨를 보았으니...뻔뻔시럽게 빵을 사러 빵집에 들어가는 저 늙은 아저씨...앗 이런, 쫓아가서 한소리 해주고 싶었으나 참았다. 왜 참았냐고? 지적질하며 쏘아붙이기엔 내 몰골이 넘 병약했기 때문이다. 누구님의 남편이며 아버지며 할아버지일 수도 있는 인간이 어찌 저런 몰염치한 행동을 한 것일까?  번지르하게 옷은 잘빼입고는...쩝쩝쩝 행동은 씨레기같이 하다니...아이구 더러버라~

써놓고 보니, 더 기분이 더러워지는군...쩝

그럼 아름다운 이야기로? 병원에서 앉아 있자니, 낯익은 분 얼굴이 들어왔다. 나이든 시어머니를 모시고 오신 나이든 아주머니. 이제 실버의 시대가 도래하여, 할머니가 더 나이든 할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오신 것이다. 교양있는 언행을 보고 있자니 나 또한 저리 늙어야 할텐디하며 잠시 더 늙을 나의 시간을 생각하게 되었다.  또 한명의 나이들고 멋진 할머니가 아주 어린 손녀를 데리고 들어왔다. 손녀가 아주 귀여웠지 싶다. 그려, 이제 나도 멀지 않아 손녀와 눈높이를 맞추며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오겠지 하며...돌아와 신문을 보니, 요즘 청년들은 돈이 없어 결혼도 미루고 아기도 만들지 않는다는 기사가 커다랗게 지면을 채우고 있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지 싶다. 나의 아들들도 예전의 나의 생각과는 확실히 다르다.  그려, 너의 인생이니 맘대로 하고 사세요~ 거리를 두고 나면 엄마표 잔소리 참견 그런 것들로 부터 자유로우니 마음이 훨씬 편해지기도 한다. 그래도 그러면 안될 것 같으니 그것이 문제긴 하지만 말이다.

그렇고 보니, 더 슬퍼지는 것 같넹...사회구조적인 문제라서 어찌 해결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 쓰레기는 안버리면 되지만, 청년 일자리와 결혼 육아문제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니 말이지. 그래도 난 손자 손녀 보느라 내 남은 주름진 시간을 더 쪼그라뜨리지 않겠어!  몰러, 그만큼 했으면 됐지...

명쾌한 답이 없는 현실은 삶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잘 살고 가노라란 말은 하고 정리해야 하는디...

Peter Doig, Reflection (what does your soul look l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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