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February 22, 2015

in Japan

집으로 돌아와 여행후기를 쓰지 않는다면, 어쩌면 그것은 집떠난 여행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되어 몇자 적어 놓는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기록하다 보니 비싼 카메라로 공들인 그런 고급진 맛은 나지 않는다. 간편하게 눌러 놓은 기억들을 들여다 보자니, 역시 남는 것은 사진이란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돌아오자 마자 해야할 일들을 하다보면 어느새 한업이 누리고 싶은  기쁨과 감격이 너무나 짧게 사라질 것을 알기에 사진으로 남길 수 있어 다행이다 싶다.

유니클로, 긴자거리에서
대형의  '유니클로'가 긴자거리에 있다기에 들러 보았다. 가방을 둘러맨 허리가 통증을 느끼지 않았더라면 더 꼼꼼하게 보았을텐데...수많은 마네킹들이 거울과 함께 설치되어 있는 모습은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을 퍼지게 하였다. 와~ 이렇게! 누구의 아이디어였을가?


비오는 동경거리는 깨끗하였고, 특히나 긴자거리에서 나이든 님들이 운영하는  돈까스는 맛있었다고 인정하고 싶다. 주로 식당의 규모는 크지 않았으며, 테이블이 몇개 되어 보이지 않았다. 다. 경험 많아 보이는 나이든 님들이 식당을 운영하며 서빙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지 싶다. 그리고 음식은 간단하였다. 돈까스와 양배추 샐러드 그리고 미소국. 무엇을 기대하였단 말인가! 국수, 튀김, 스시, 밥, 그리고 적은 양의 장아찌. 호텔 부페에서 야채 샐러드를 섭취하지 않았다면 큰 일이다 싶을 정도여서 일반 사람들은 무얼 먹고 사는 지 궁금하기도 했다. 늘상 나오는 녹차는 우리와 확실히 달랐지 싶다.

-백화점(?) 식품점에서
미쯔고시 백화점인가? 고급진 백화점은 그냥 구경만 쓱하다가 지하 1층 식품관에서 아기자기한 먹거리를 보았다. 달콤할 것 같은 그것들을 사진에만 담고 그들의 스시를 먹었다.  비오는 날이어서 그런지 저녁으로 먹은 스시는 기대이상은 아니었지 싶다. 부드럽고 매끈한 달걀찜들은 그리도 잘만드는 것이지? 무슨 짓을 한것일까?


-긴자 길거리에서

호텔방에서 옥사이드 레드와 골드색을 이용한 자그마한그림앞에서 그곳에 두고온 나의 애용했던 유화 그림을 그리기 위해 캔버스에 밑칠로 사용되된 제소들을 생각했다. 아니 이럴 수가! 머물렀던 호텔엔 나의 작품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 이미지들이 걸려 있었다. 대나무와 선을 이용한 어느 작가님의 작품인 것 같은데...설마? 이 순간 나를 의심해야 하나? 이 호텔 인테리어는 언제 한것이지?
-미쯔이 가든호텔 로비에서
생각의 유사함이라고 해야할까? 먼저 예술을 시작한 님들이 그 순간에 진직 이르렀단 말인가! 그 누군가가 이미 시작하고 고민하고 표현해 버린 것을 바라본 그 순간에 내가 스스로 물어야 될 것은 내것은 어찌 저것과 다르단 말인가? 일찍 서구 문명을 받아 들인 일본의 예술가들은 그들의 것을 나타내기 위해 훨씬 더 먼저 고민하고 그들만의 것을 독특하게 만들었단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간단하고 작고 적게 그리고 고급지게. 호텔 로비에 걸려있던 작품들은 내게는 상당한 도전이었지 싶다.


새벽 일찍 가야할 스키지 어시장(Tsu KiJi Market)은 정보부족으로 볼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서둘러 갔는데 일찍이란 단어를 구체적으로 인식하지 못해서 비롯된 일이기도 하다. 일찍이란 새벽 5시쯤? 텅빈 시장엔 스트로폴 박스와 판자대기만 기다리고 있었지 싶다.  스치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관광업에 관련된 사람들이 그나마 영어를 사용하는 것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어를 한자도 구별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정말 용강무식하게 여행을 가지 않았나 싶다.  소통할 수 없다는 것! 어느 영화의 이름이 생각나던 그 답답함! 주요 관광지 알림판에 영어, 중국어, 한글이 쓰여 있긴 하였다.
-스키지 어시장에서


동경안에 위치한 '브릿지 스톤' 미술관에 갔던 순간은 화가로서 설레는 마음을 갖게 한 발걸음이기도 하였다. 미국의 유명한 미술관 만큼은 아니었지만, 여행지에서 만나게 된 걸작들은 큰 기쁨이 되어 여행에 대한 기쁨을 더하기도 하였다.
-브릿지 스톤 미술관 입구에서


발바닥도 아프고 허리도 무겁고 해서 '오오에도 온천'으로  JR기차를 타고 갔다.
JR에서

오오에도 온천장 안에서

 이틀 동안 우산을 들고 다니자니 피곤하기도 해서 선택한 온천여행은 좋은 선택이었다. 일본 전통 옷( 유카타)으로 갈아 입고 먹거리와  아기 자기한 볼거리를 즐기고 뜨끈한 온천 물에 몸을 풀고 이런 호사가 어디 있단 말인가! 반찬 없는 소바와 튀김을 먹자니 양많은 칼국수와 맛깔나는 김치가 어찌나 생각이 나든지...무슨 튀김하고 국수하고...반찬이 없어요! 여러가지 반찬 많은 울 한식 밥상이 최고다 싶었다. 참고로 반찬 더 주라고 했더니 친절한 일본 아짐은 손을 들어 엑스로 대답했다.


사람 많은 기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우산을 잃어버렸다. 정직한 일본인은 주인없는 물건에 손을 대지 않는다고 한다. 우산 찾으러 가기엔 오고 갈길이 너무 멀어 우산 하나 헌사하기로 하였다.

 신주쿠 밤거리는 긴자거리와 달리 젊은 사람들이 많았고 밤유흥업소도 다 있었지 싶다. 놀기 좋은 동네라고 해야할까? 만화에 나올 것 같은 어린 소녀들이 짧은 치마를 입고 일어를 쏟아내는 장면은 왠지 일본영화 한장면 속에 내가 서있는 그런 기분을 받았다.

-신주쿠 밤거리에서


일본철도를 타고 사원이 많아 아름답다는  '카마쿠라'로 향했다. 만화 '슬럼덩크'의 배경이 되었다는 작은 도시에 도착해 기차역에 짐을 맡기고 단정하고 깔끔한 하찌망고사원에 갔다. 우리와 다른 일본의 절! 색감이 완전 달랐고, 금색이 여기저기 칠해져 있었으며, 정원은 일본식으로 단아하고 짧고 기교적이었다. 굽이진 매화와 동백나무 그리고 섬에만 있을 것같은 이색적인 나무들. 곳곳에 생각이 깃들인 디자인과 노력이 벗어난 것이 없었지 싶다. 숨이 막힐 것 같은 통제된 아름다움과  일본만의 조화로운 파스텔 회색과 자태! 그래서 일본을 좋아하는 것이구나! 타인의 몰입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다.

-하찌망고 사원의 처마 그리고 비둘기
-소원을 빈다는 것
-붉은 색의 의미?


코토쿠인 큰불상을 보러 갔다. 국보인 아미타 여래 좌상이 있다기에 얼마나 큰 것인지?
-큰 불상 앞에서 까불까불

일본 친구님이 동행했던 흐꼬꾸지사(?)의 대나무 정원과 매화...풍경이 아무리 아름답다 하여도 사람만 하겠는가! 좋은 일본 친구님과 이쁜 따님과의 저녁 식사는 제 3의 언어로 소통하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것 무엇보다 즐거운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금붕어가 놀던 하늘

  
슬럼덩크의 배경이 되었다는 에노시마섬에 유명한 기차(오에덴) 를 타고 갔다. 에노시마 동굴에 가서 아기자기한 용도 보고...북도 치고...멸치넣은 국수도 먹고...이번 여행의 가장 어려웠던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그곳 현금을 다 사용하여 현금인출을 시도했으나 매번 실패하여 황당하고도 당황스러운 국면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결국 신용카드를 직접 역원에게 주어 동경으로 돌아가는 표를 끊고 나서 배우게 된 사실은 7뱅크가 운영하는 에티엠에서만 외국인이 그곳의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는 것을!

-오에덴 기차가 오다

-이런 구여운 짓을

-에노시마의 바다
-뱅어덮밥을 보며
몸에 좋다는 뱅어들이 뱅어포만 남기고 다들 일본으로 갔나보다. 

우리나라에 더 좋은 것이 많아 이제 일본 물건을 사가지고 가는 일 없이 편안히 온천이나 즐기고 간다는 여행하는 어르신님들의 이야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일본에서 사야할 것들을 찾아 쇼핑하는 즐거움도 맛보아 보았다. 초코렛이 다 초고렛이었나? 면세점에서 그 유명한 초코렛은, 냉장고에 있던 그 고급진, 절판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일본 공항 면세점에서 구입한 용품중의 하나를 반품하고 교체하는 과정속에 겪게 된 못된 일본 젋은 녀는  일본의 좋은 인상을 구겨지게 만든 것은 안타까운 순간이었지 싶다. 좋은 여행을 그 못된 심술녀로 마무리 짖고 싶지 않았지만 벌어진 일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긴다는 민족성은 장사엔 예외인 모양이다. 환불을 요구한 경우도 아니고 사이즈가 맞지 않으니 교체를 원하는 중년의 이방 어른에게 보였던 태도는 성실한 종업원의 적극적인 자세라고 여기기엔 불쾌하기 그지 없었다.  나이 어린 젊은 일본 처자가  두 눈 부릅뜨고 제압적인 자세로  짧은 영어로 감정을 드러내던 그 순간! 끔찍하다!!  밑바닥에서 치솟던 거창한 분노를 어찌?   다음에 또 가고 싶은 마음에 소금을 뿌리는 그녀를 보면서 울 나라는 잘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2월의 매화

매화가 피어나는 시간의 일본은 아름다웠지 싶다. 몰론 사쿠라가 피는 4월도 좋겠지만 말이다. 아기자기하게 깨끗하고 깔끔하게 정리정돈 잘하는 풍경은 손큰 내가 상대적으로 다듬어지지 않는 소탈함을 생각하게 하기도 하였다. 가게앞에 작은 꽃들을 놓았던 그들의 아름다운 배려와 창문이 없는 베란다에 빨래를 말리는 풍경 또한 잊지 않고 기억하고 싶기도 하다. 무엇인가 아직 구멍이 있어 보이는 울 나라가 아직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희망을 품어 보기도 한다. 자연과 더불어 서있던 사원들과 정원 깨끗한 도시풍경 그리고 적게 먹는 그들의 현명함으로 마무리를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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