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February 09, 2015

3.3.3

머리를 제대로 다듬지도 않고 모자를 쿡 눌러쓰고 집밖으로 나갔다. 누군가를 신경쓰지 않고 아무렇게나 다니는 것 또한 내가 나이들고도 우울하다는 표시일까? 자신감 과도하게 넘치는 것으로 보여진다면 천만다행이겠지만서도.

무거운 우울감을 이겨내기 위해 즐거운 세가지를 떠올리자면? 오래묵은 친구와 수다 떨었던 일, 낯선 이들에게 그냥 다가가 친한 척 막 이야기 던진 것, 그리고 나 보다 나이든 님을 위해 내 지갑을 연 일. 고마웠던 세가지는? 베란다에 있는 시크라맨이 아직 시들지 않았던 일, 오랜 만에 전화걸어 우정 투정을 하여도 그냥 받아주는 무심한 친구가 있다는 것, 전화를 걸면 그래도 바로 응대하는 친구가 아직 남아있다는 점. 재능을 발휘하였는지? ㅋㅋㅋ 산보 하다가 흰 두루미(?)를 사진찍을 수 있었던 점, 타고난 큰 목소리가 능력있어(?) 보인 점, 친구를 기쁘게 만들 수 있는 소통능력을 칭찬받은 점.

미세먼지 자욱한 날임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산보를 다녀왔다. 졸졸졸 2월의 시냇물이 흐르고, 머리가 초록인 청둥오리도 보고, 주황색 장화신은 오리도 보고 하면서 몸과 마음을 움직이고 들어왔다.

움직여야 혀!
https://www.youtube.com/watch?v=EkHTsc9PU2A
 I'm Yours, Jason Mr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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