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uly 21, 2012

Rising

금요일 오후 두 시라는 대낮에 영화를 보러 간 것은 드문 일 중의 하나였던 것 같다. 목요일 심야 이른 개봉을 한 따끈따끈한 영화여서인지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에 자리가 꽉 차는 신기한 현상을 당면해야 했다. 밤도 아닌 시간에 웬 사람들?

배트맨이 시련과 고난을 딛고 어둠속에서 뛰어 올라 위험에 빠진 세상을 구해내는 만화가 근본인 영화를 보고 난 네시가 넘은 나의 실질적인 영화밖의 여름오후는 눈이 부셨다. 절대 여름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마른 여름! 오후 두 시에 본 영화는 아직도 하루가 많이 남았다는 생각을 들게 하였다.

진행중이던 그림 하나를 스튜디오에서 없애야 한다는 비장한(?)  결단을 내리고 아무도 없는  글로브에서 내가 그린 그림에 대한 사형식(?)을 하였다. ㅎㅎㅎ 결정을 내리는 일 누구나 그런 것처럼 스트레스가 따르는 일이다. 그냥 단순하게 없앨 수는 없는 지 아니면 그냥 쭉 하든가.

서성거리며 덧칠해졌던 그림이 찢어지는 소리가 나면서 조각조각 분리되어 쓰레기통으로 넣어지는 그 느낌은 이상하게시리 속이 다 시원해졌다.

그 순간에 있어서 내가 할 수 밖에 없었던 일은  내가 저지른 것에 대한 이별의식을 치루는 일이었다.

다음 날로 미루었던 창작의지가 많은 생각으로 오히려 두려움이 되어 스튜디오로 가지 못하게 하는 가 보다. 파머스 마켙에서 장을 보고 뜨거운 여름에 지쳐 그만 집으로 들어오고 말았다.  난 나의 어두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뱉순이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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