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August 09, 2010

고등어

고등어가 먹고 싶어 집안에서 구웠더니 냄새가 이만저만이 아닌 모양이다. 아이들이 아주 강한 향수를 뿌리고 외출을 해야 할 것이고, 급기야 방향제를 이리저리 뿌려도 그 강한 냄새가 가시질 않고 언제까지나 머물고 말 것 같은 기세이다.

그래도 한번쯤은 먹고 자란 고등어를 먹어 주어야 한다. 기름에 튀긴 간고등어와 고등어 조림밑에 깔린 무우나 감자...비린내 강한 그것들이 먹고 싶다.

이곳 마트엔 도미가 잘 손질되어 포장되어 나온다. 처음엔 그것도 감지덕지 많이 먹었었는데...냄새 때문인지 등푸른 생선 보다는 대구나 도미 같은 흰살 생선을 주로 유통되는 것 같다. 그러나 갈치는 월맡에 없다.ㅎㅎㅎ 아마 냄시 때문인지도...껍질에서 냄새가 나는 것 때문인지 생물로 유통되는 캣피시라는 생선은 누드로 판매되고 뼈도 없고 머리도 없어 매운탕을 제대로 끓일 수가 없기도 하다. 물론 이곳 국제마켓에 가서 냉동된 제품들을 사올 수도 있긴 하지만 어디 한국에서 먹는 그 맛일 것인가.

한번은 이곳 국제마켓에서 생선 머리만 모아놓은 공포(?)의 상자를 보았을 때 왠지 기분이 떳떳하지 못한 것을 느꼈었다.ㅎㅎㅎ 소나 돼지 그리고 닭 등등의 동물의 시체(?)를 먹고 사는 인간으로서 왜 생선 머리 모음을 보고 그렇게 사삭스런 잔혹감(?)이 새삼스럽게 밀려오던지...진열의 문제였을까? 궁금해서 주인님께 물었었다. 누가 주문한 것인가요? 어느 나라사람들이 대체 생선머리를 이렇게 특수주문을 했단 말인가! 생선머리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상당히 많다는 이야기다!

나름 낚시를 하여 뼈와 머리가 들어간 맛있는 매운탕을 끓여먹는 선수들이 있긴 하지만, 난 제대로 된 매운탕을 이곳에서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다. 음, 매운탕 이야기가 나오니깐 그렇다. 파도소리 들리는 바닷가에서 먹는 뼈맛이 깊게 우려난 매운탕 정말 그립다. 살이 빠질려고 그러나 왜 이리 먹는 이야길 주절주절 하고 있는 것인지...

그렇고보니 한국에서 누리던 아주 사소한 일들을 난 몹시 그리워 하고 살고 있나보다. 익숙한 것에 떠나 있다는 것은 이런 것이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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