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ugust 03, 2010

Natural

몇년만에 블러그에서 최근 내얼굴을 보고,

화장기 없는 넉넉한 얼굴에 오십대 아짐같은 푸짐한 몸매를 갖고 있는 나의 사진을 보고 오래된 친구는 막 웃었다. 오래묵은 친구도 웃고 나도 웃었다. 망가진 모습을 보고 그리 웃는 친구가 밉지 않은 것은 무슨 이유인지...그리고 친구의 삼십대같은 부부사진을 보니 좀 헉하는 불안함이 상대적으로다가 본능적으로다가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관리하지 않는 여인은 세상에 나뿐인 것만 같은 불안함이 무지 쪼금 밀려오는 것이 더 두려운 사실이었다. 긴장감 없이 사는 여인을 무엇이라 일컫던가...

여고시절 최초로 핑클 파머한 머리를 보러 다른 반 아이들이 멀리서 견학(?)을 하러 왔다던 전설을 그녀가 기억하고 있는 것인지...맨날 교실 뒷자리에 있는 거울 앞을 떠나지 않고 있던 것만 각인되어 있던지...아니면, 맨날 머리 스타일 바꾸고 날마다 옷 바꿔 입고 지리지리한 하루하루를 나름대로 투쟁했던 그 몸부림을 기억하고 있던지...온갖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질의 내 모습을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인지...

그녀는 망가진 내 모습에 막 웃었다.

다음날, 거울앞에 섰다.
들어올린 머리를 자르고 나면 덜 노후해 보이려나 하는 생각에 가위를 찾았다. 달라붙은 지방들을 떼어내는 것 보다는 머리를 일단 변신하는 것이 쉬운 일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거울을 보며 나름대로 막 무식하게 짤랐다.ㅎㅎㅎ 어느 유명한 여성화가님의 머리자르는 그림이 눈에 아른거리는 상황은 나와 너무 다른 일이지만 잠시 위대한 님의 처절한 머리자름을 생각하기도...

아무 생각없이 머리 카락을 잘라내고 있는 모습에 스스로 걱정이 되기도 하면서 가위 든 김에 나름대로 잡히는 대로 무식하게 자른 다음 거울을 보았다. 후회 되었다!

머리 달라 붙은 얼굴 큰 아짐이 덩그랗게 서 있는 것 아닌가!

정상적으로, 보통적으로 미장원에 갔어야 한다!

볼 사람도 없으니 그냥 냅 두기로 했다. 나만 잘 참아내면 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상하게 보이는 거울탓을 하며 얼른 거울앞을 떠나는 수 밖에.

울 아드님들이 빈말이라도 위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빈말이라도... '정말' 하고 눈 반짝거리며 물었다.ㅎㅎㅎ 엄마가 아직 이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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