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uly 25, 2010

10 Cats and One Dog

금요일이면 울 아드님들이 밴드연습을 간다. 그리고 정말 맛있다는 피자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드디어 울 가족이 '퓨죤'댁에 초대되어 가게 되었다. 밴드를 이끌고 있는 노련한 퓨존씨의 피자는 입소문 대로 정말 맛있었다. 버섯, 파인애플 그리고 그냥 피자까지 마련한 그의 가스 오븐은 멋졌다. 비싸다고 했다. 그리고 본전 뽑고 있다는 말씀을 빼놓지 않으셨다.

무엇보다 '세실'이라는 다리 짧은 개는 자꾸만 만지고 싶어졌다. 모든 것이 적당하게 커다란 개인데 다리가 유난히 짧아 동질감(?)을 느꼈다고나 할까. 여덟살이나 먹은 개라서 나름대로 의사표현을 해서 깜짝 놀랐다. 개 삶에 있어 팔년이면 노래도 하나보다. 밴드 음악이 시작하니 나름 소리를 내어 따라하니 주위의 말림이 앞서고 만다. 난 신기하기 그지 없었다. 어떻게 노래를 다 하나! 멍멍 낑낑 뭐 그런 개소리를 고작 알고 있는 나로서는 멜로디에 맞춰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이 인간들로 부터 학습된 것이라 확신 되었다. 서당개 삼년이면 한자도 읽는다는데...개팔자 팔년이면 그정도는 하겠다 싶기도 하고.

우리동네 십년 되가는 개가 하도 울 인간들을 무시하고 다닌 것에 익숙한 지라, 사실 귀가 먹었다는 이야기를 주인이 해주지 않았더라면 괘씸죄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인간들을 통달한 개가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어슬렁 거리며 오줌 싸고 어그적 어그적 가는 모습을 보고있노라면, 나이든다는 것이 다 그렇구나 하는 끄덕임을 갖게 하기도 하였다.

세실이는 털이 아름다웠다. 흰색과 고동색 그리고 진한 밤색과 검정이 뒤섞여 있는 털을 계속 쓰다듬다 보니 손에 기름이 차올랐다.

피죤씨는 고양이를 열마리나 갖고 있었다. 길거리에 버려진 고양이들을 짠한 마음에 자꾸만 집에 들이다 보니 열마리가 되었다고 하는 피죤씨의 부인은 아름답고 착해 보였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착한 것 같다. 열마리 중에 '사탄'이라는 고양이는 고양이다운 아름다움이 최고였는데 이름이 악마였다. 길거리에 버려진 고양이를 거두긴 했는데, 그동안 길거리에서 험하게 살며 상처를 많이 받았던 탓인지 인간과 고양이에 대한 기본 예의가 없다고 했다. 그들 말로 '민하다'고 했다. 교활하다는 뜻이다. 오죽하면 '사탄'이라고 부르겠는가. 그러면서도 거리로 내치지 않고 품고 살고 있다는 것 그것이 날 감동 시켰다. 사탄이어도 밥주고 물주고 길러주는 피죤댁은 위대하다.

앞치마 두르고 피자를 구워 주던 피죤씨는 음악인이었고 지금도 음악인이다.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음악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꾸준히 음악과 함께 나날을 즐기는 그의 삶이 행복해 보였다.

피죤씨의 피자는 정말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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