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ork Musium of Modertn Art
미술관은 오전 열시에나 문을 열기에 아침을 서두르지 않았다. 열블럭이나 넘게 걸어가 한국 음식점에 가서 순두부 찌게에 밥을 먹었다. 김치와 깍뚜기 그리고 서너개의 밑반찬이 어찌나 반갑던지. 물론 카본데일에서 하루에 한번은 꼭 밥을 먹고 살고 있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는 좋은 습관이 있는 지라 불어나는 체중을 하나도 걱정하지 않는듯 싹싹 먹어 버렸다. 그리고 공기 턱턱 막히는 뉴욕 지하철을 탔다. 간만에 타보는 지하철이다. 땅밑으로 들어가는 자체가 즐겁지가 않았다. 그 탁한 공기를 마시며 오고가는 손님들을 대하는 판매점의 사람들은 건강이 어찌 되는지...
미술관에 빨리 도착하게 되어서 커피 마시며 놀다 들어가니 많은 사람들이 티켓을 구입하기 위해 줄을 길다랗게 만들고 있었다. 미술과 견학을 위한 패키지 티켓을 구입한 탓으로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바쁜 일정인 우리로서는 얼마나 다행이던지. 역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나로서는 회화가 걸려있는 방으로 자꾸만 향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인상주의 관이 가장 매력적이긴 지난번 시카고 미술관 견학과 같았다. 난 아무래도 반고호의 작품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인쇄된 작품을 보는 것 보다 훨씬 멋진 그의 작품은 가슴을 뛰게 하여 그 자리를 떠나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고갱의 작품은 벌랩이라는 우둘두투한 천에 그림을 그려서인지 머디하고 인쇄물의 원초적인 색보다 덜해 보였던 것에 비하면 고호의 작품은 뛰어난 브러시 텃치에서 빚어지는 감각이 살아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색감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인쇄된 그림들은 그이 브러시 텃치를 제대로 옯기지는 못하는 것 같다.
울트라 마린이라는 파란색을 많이 썼다는 것을 대번에 알아봤다. 나도 그색을 많이 사용했었는디...그래서 인지 그림이 청명하고 아름다웠다.
특별히 마티스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난 개인적으로 마티스 그림을 별로 좋아하지 않나보다. 그적그적 어린아이가 장난한 것처럼 그려놓은 그 원초적인 깊은 맛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다. 현대미술로 보이는 작품들을 보는 눈이 많이 열려있는 것을 스스로가 느꼈다. 무엇보다도 그 창의적으로다가 그 어떤 새로운 시도들을 실험해 완성해 놓은 작품들을 보며 험난한(?) 미술가의 고뇌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기도 하면서 약간은 두려움이 앞서기도 하였다. 그냥 막 순진하게 작품을 창출해야 하는디...고통스러워서는 안되는디...왜 이리도 부담스러운 것인지...나의 자그마한 능력을 다 소진한 것 인지...
미술관에서의 오전 두세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바나나를 사서 점심으로 먹었다. 물한병이 이달러였다. 뉴욕은 비싸다.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