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겨울
선풍기의 회전날개에 들러붙은 먼지를 제거하고 에어컨 필터의 먼지를 씻어내며 겨울을 맞이하는 하루를 보냈다. 길가의 가로수들도 노랗고 붉게 물든 시간은 분명 가을이며, 베란다 창가로 들어오는 맑은 기운도 분명 가을인데 내 마음은 이미 겨울이다.
삶은 '태도'에 달려있다고 긍정적으로 애를 써본다. 이기고 지는 승부욕을 버리고 링에서 내려온 줄 알았는데 나도 모르게 '배앓이'를 하고 있는 자신을 보았다. ㅋㅋㅋ 어쩌면 아직 살아있는 반증 아니겠는가. 마음의 평온함을 방해하는 요인들을 제거하기로 한다. 감당할 수 없을 땐, 후딱 도망가고 보는 것이 나은 선택인지도.
눈이 부시게 날이 맑아 창가 블라인드를 내렸다.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