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anuary 05, 2024

목소리 듣기

 벌써 6일, 2024년 첫 토요일이 되었다. 고속버스 티켓을 온라인에서 구입하고 지하철을 타고 고속버스 터미날에 도착하여 '우등버스'라는 것을 이용하게 되었다. 고속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이 줄어 들어 고속버스 터미날이 여기 저기서 문을 닫는다고 한다. 그나마 강남 고속버스 터미날에서 남쪽 끄트머리 시골로 하루 세번 출발하는 버스가 있다는 것이 다행으로 여겨졌다. 

스마트 폰으로 티켓을 다운 받아 '큐알'로 인식을 하여 버스에 올라탔다.  세상은 디지털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을 실감하였지 싶다.  스마트 폰을 활용한다 할지라도 5시간의 장거리 버스 여행은 잠을 청하지 않는다면 참으로 지루한 시간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다행히 흔들리는 버스에서 잠이 들었다. 버스 여행은 기차 여행보다 확실히 힘든 이유는 내 의지대로 일어나서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잠깐이나마 두번의 휴게실 시간이 있었지만 비행기 여행을 하는 것 만큼 다리가 경직되고 온 몸이 피곤함을 느꼈다. 의자를 제치고 다리를 쭉 뻗는 비행기 비지니스 좌석 폼이었지만, 버스에서 흔들리는 것은 아직도 이겨낼 수 없는 '멀미'인 모양이다. 

시골에 계시는 연세 87세 나의 아버지는 지금도 '자가 운전'을 하시지만 '카톡' 사용을 못하신다. 카톡 사용을 할 줄 아는 사람은 참으로 쉽지만, 한번도 경험하지 않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자체가  나이드신 어르신들에겐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대화창에 문자 주고 받고, 사진을 주고 받으면 되는 것인데 그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아주 쉽게 적절히 제대로 설명한다고 했는데도 아버지는 쉽게 포기를 하신다.

'금방 돌아서면 잊어버려.'

'그래요, 목소리 들으면서 전화로 이야기 나누는 것이 최고예요^^'

난청이 있으신 아버지께서는 카톡으로 메세지를 주고 받으시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인 것을 알지만 그만 나의 붉은 의지를 멈추고 만다. 아무리 급변하는 세상의 속도를 따라 평생 교육을 통해 적응하고 살아야 하는 시대라고 이라고 하지만 '뭣이 중한가'하는 생각을 하였다. 새로운 소통 방법을 알게 되면 더 좋겠지만 '스트레스'까지 받아 가며 배우고 익히는 것을 권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전화를 걸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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