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anuary 01, 2024

새해 첫밤

 새해 첫밤을 뒤척거렸다. ㅠ 하루 한잔의 아침 커피로 카페인을 제한하고 밤늦은 운동과 스마트 폰으로 몸과 마음을 각성시키지 않겠다고 조심했지만 새해 첫밤은 '한참이나' 뒤척거렸다. 잠들지 않은 어두움은 달콤하지 않다. 잠이 쉽게 들지 못한다면 벌떡 일어나 침실 밖으로 나와 책을 본다던지, 스마트폰을 켜놓고 지루한 동영상 교육을 들으며 잠을 청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난 끝끝내 드러누워 있었다. 

나를 위한다며 꾹꾹 눌러 놓았던 슬픔이 기어 나오고, 서로를 위한다며 모른 척 넘어갔던 억울함이 시간을 지났어도 화가 치밀고, 나를 위해 숨겨 놓았던 부끄러웠던 순간들이 쥐구멍 속에 남아 나를 아직도 붉어지게 한다. 나의 타임라인에서 '여기까지' 혹은 '거기까지' 함께 하고 사라진 인연들과의 색 바랜 기억들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어두움 속에  깨어있다. 어쩔 수 없어 머뭇거리고 체념했던 소중한 인연들과의 기억이 앞뒤 순서 없이 뒤죽박죽 펼쳐지며,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나의 못난 모습들로 잠들지 않는 어두움 속에 한참이나 뒤척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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