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anuary 22, 2024

그녀의 황금 색

 아침 커피를 마시면서  물끄러미 바라 본  TV 홈쇼핑 호스트는 피부가 윤이 나며 반질반질하다. 윤이 나며 반질반질한 화장을 유난히도 좋아 한다는 한국적인 화장의 일반적인 기준에 따르면 당연히 얼굴에 '광'이 나게 시연을 하는 방송이 마땅하다. 

반들반들한 광채가 번쩍거리는 얼굴을 가진 호스트가 판매하고자 하는 '갈색' 마술(?)이 들어있는 화장품을 소개하며 '어쩌면 이리 황금 빛으로 만들어졌을까요!'라며 아름다운 연상을 집어 넣는다. 아직 호스트의 설명에도 유혹되지 않은 나의 눈은 황금빛이라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고 내가 가져 본 화장품에서 흔하게 볼 수 없었던 갈색이라 조금 특이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중이었다. '한방 화장품은 아닌 것 같은데......'

화장품 용액의 색이 보통 자연의 추출물을 강조해서 연한 초록 계열 이든지 아니면 조금의 판타지를 넣은 아주 연한 핑크계 혹은 어떤 청량한 파스텔 톤이었던 것을 기억하자면 과감한 색이었다.아마도 화장품의 원료가 최첨단 발효 효소에서 추출되었다는 점에서 색의 선택이 정해진 것으로 추측해 본다.

그런데 '황금색'이라고 하여도 황금색으로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광채 나는 얼굴을 가진 호스트가 야무지게 '진짜 진짜'를 남발하여도 홈쇼핑의 주문에 말려 들지 않았다. 오늘 아침은. 화장품 하나로 삶이 황금 색으로 반짝거릴 수 있는 처지가 아닌 모양이로다. 지금 나를 반짝거리게 할 수 있는 것은 다른 것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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