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ugust 28, 2019

Long Raining in Fall

'가을 장마'란 말은 반갑지 않다. 남쪽에서 비가 내리고 있는 중이라 공기가 물기를 머금고 있다. 베란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덥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다. 혹시몰라 양산겸 우산을 챙겨 아침운동 가방에 넣어 두었다.

이제 가을이려나 하면 여름이고 여름이려나 하면 가을이다! 어깨가 드러난 여름옷을 입는 것을 보면 여름이고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돌리지 않으면 가을이다. 배롱나무 꽃이 피어 흔들거리면 서늘한 가을이 오는 것 분명하다고 나의 정원에 심었던 배롱나무의 기억은 말한다. 남쪽으로 향한 현관 앞에 심었던 배롱나무 꽃은 검붉은 장미 색에 연분홍을 섞은 색이었다. 불타는 여름의 끝색과 닮았던 것을 이 여름기억의 끝자락을 붙들고 되새김질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곳엔 배롱나무가 많다. 길가에 배롱나무 연분홍색이 묘하게 싫다고 말했던 사람은 잘살고 있을까. 부정적인 인상을 말했던 그녀가 잊혀지지 않는다, 묘하게! 아마, 시골아낙의 입술에서 보았던 촌시러웠던 충격을 말했던 것 같기도 하다. ㅋㅋ 지금 이곳에 있는 난 내 정원속에서 피어 올라오던 사랑스럽던 배롱나무(Crape Myrtle)를 기억하는 것이다. 살랑살랑한 레이스를 많이 달고 귀엽게 올라오던 어린 배롱나무가 이제 많이 자라나 가지치기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백일홍이라는 국화과 꽃이름과 헷갈리게 불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 머리속의 사전엔 '지니아'라고 불리는 꽃이 '백일홍'이라고 한다. 오랫동안 피어있는 특성에 따라 백일홍이라고 했음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배롱나무 또한 7.8.9 석달 동안이나 피어나는 속성을 가졌으니 이 또한 나무 '목백일홍'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떠나간 님에 대한 그리움'이란 꽃말을 찾아 보고서 어릴 적 유난히 슬프게 들었던 이야기의 주인공이란 것을 알았다. ㅠㅠ 어린 시절 다양한 이야기에 노출되어 있는 생활을 하지 않았었는데 그 누군가가 꽃에 얽힌 이야기가 잊혀지지 않고 첫충격으로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연인이 적을 죽이고 돌아오는 깃발의 색이 흰색이어야 하는데, 죽인 이무기의 피가 깃발에 묻어 붉은 색으로 보여 기다리던 여인이 그만 슬픔에 죽어 버렸다는 이야기는 지금 들어도 충격적이지 않나!

성질 정말 급하당!
(혹시 판단력이 흐려져서 마당이 있는 집에 살게 된다면, 배롱나무 한그루를 심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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