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y 13, 2018

그적그적

Bette Midler, The Rose


창문밖이 뿌연 시작이지만 사람들은 어디론가 분주히 향한다. 나 또한 가슴이 향하는 대로 아침을 걸어 여인들이 수영하는 물가로 갈 것이다.

'월요일'이라 금토일 무엇을 했는지 물어본다. ㅋㅋ 배불리 먹고, 자고 싶은 대로 자고, 그냥저냥 멍 때리며 푹 쉬지 않았나 싶다. 가까운 미술관에 간다는 야무진 계획은 비가 내려서 질척거리다가 혹은 일차적인 욕망에 못이겨 고차원적인 욕구는 그만 잠재우고 말았던 것이다. 그것이 나라는 것 너무 쉽게 받아들였다. ㅋ

토요일 점심시간에 꼭 가고 싶은 식당이 하나 생겼다. 가격도 착하고 맛있는 수제비 집인데, 국물이 정말 시원하고 맛있다. 더이상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이기적인(?) 생각이 드는 집이다. 밀가루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 착한 식당의 수제비는 쫄깃쫄깃 맛있다. 사람은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가 내리는 토요일 점심 수제비는 맛있고 행복하다.

그리고 제일 가까운 곳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갈 생각이었는데 들이마신 수제비 국물이 몸을 주저 앉히고 말았다.  한숨 자고~~~ 눈을 뜨니 뒹굴뒹굴 쇼파가 좋다!

쇼파에 몸을 기대어 텔비 리모콘을 만지작 거리면서 시간을 보내는 일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뭔가 한심하고 무기력하고 뭔가 살이 들러붙는 불안하고 부정적인 느낌이 든다. 후딱 일어나 뭔가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일어났지만서도 이 죄책스런 게으름을 허하고 본다. ㅋㅋ 즐거웁지 아니한가 그리고 행복하지 아니한가!

극장가에 볼만한 영화가 없다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였다. 어쩌다가 한국영화가 이리 되었는지...

비가 내리는  토요일 오후엔 뭘하지?
전시회에 갔어야 했다.ㅋ

어두운 시간에 천변을 걷다가 해마다 공사하는 세금먹는 도로공사를 보았다. 그덕에 누군가는 가정을 꾸리고 그러겠지 하며 막아진 도로를 돌아 다른 길로 우회를 한다. 가다보니 거대하게 활기차게 노닐던 메기때들이 생각이 난다. 도대체 그 메기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천변 정리한다고 물길을 돌린다고 메기들에게 공지를 한 것도 아닐텐데 말이다. 그야말로 도랑치고 메기잡고 그랬을까?

갑자기 물길이 변해 자갈만 있는 물없는 환경에 처했을 메기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그랬다. 불도저가 땅을 파는 무서운 소리에 이러저리 피해 물이 있는 곳으로 갔을까? 이상하게 궁금하다. 밤마다 눈도장 찍으며 지켜보던 정이 있어서 그런것인지.

설마 메기잡아 매운탕을? ㅠㅠㅠ

아침물가엔 물에 중독된 여인들이 있다. 서로가 서로의 열정을 알아보며 서로의 존재에 기쁘기도 하다. 한 여인이 물에서 물구나무 서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바닥에 바짝 엎드는 법과 물속에 앉아 도를 닦는 법 ㅋㅋㅋ 물론 끊임없는 연습을 필요로 한 기술이다.  키 포인트는 호흡을 빼고 물속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제 떠오른 것보다 가라앉은 일이 어려운 시간이다.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