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y 07, 2018

10 Minutes

아침 물가를 걸어가기 위해 집을 나서기 10분전이다. 무엇인가를 그적거리고 나가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 컴앞에 앉아 내안에 있는 소리를 들어 보기로 한다.

남쪽으로 난 창문에 오월의 살랑거리는 봄바람이 느껴진다. 점점 얇아지는 옷을 찾느라 침침한 옷장에서 옷을 찾다가 건전지 조명을 사야 겠다는 자꾸 잊어먹을 생각을 또한다.

큰 그림을 그리다?
꿈과 야망이 큰 사람들은 큰 그림을 그리며 사소한 일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는 말이라고 해석하고 있었는데 사람과의 관계에 큰 그림을 그려본 적 없는 순진한(?) 사람이 아니었나 싶다. ㅋ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은 단순한 사람.

큰 그림을 그리려고 욕심껏 최선을 다해 프레임을 짰던 젊었던 내가 보인다. '로우스'란 곳에서 각목을 구해 가지고 있던 차에 운반할 수 있었던 최장의 각목! 그것이 이뤄낼 수 있었던 최대의 크기를 제한했던 그 경험이 떠올랐다.  제대로 된 각목을 잘 고르는 법을 깨우치고 각과 각을 제대로 잡아 못을 치고 그리고 그에 따른 연장들의 필요성을 깨닫고, 그리고 수고롭게 샌드페퍼로 문질러 다듬고 그리고 있는 힘을 다해 캔버스를 잡아당겨 팽팽한 면을 이루어내던 이야기가 저 멀리 사라지고 있다 영화의 페이드 아웃처럼 말이다.

더 큰 작품을 하고 싶다면 여러개의 큰 캔버스를 붙이면 될 것이고 아니면 프레임을 버리고 천만을 이용해서 작품을 하면 된다는 것을 실험정신을 통해서 깨우쳤던 그 보석 같은 시간들이 희미해진다는 것이 가슴아픈 일이지만서도 어쩌겄는가!

동네에서 새로 구입한 가방을 들고 집밖으로 나가야 할 시간이다. 아침을 걷지 않고 캔버스 앞으로 갈 수 있냐고? 오래되고 익숙한 습관으로 박힌 아침물가는 정지할 수 없다. 이것이 여기 오늘의 나이기도 하다. 

비겁하다고? 게으르다고?

다른 위대한 작가님들이 하시면 되는 일이다!

우연히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이웃의 여인이 칭찬을 하면서 자신은 빈말을 하지 못하는 성격이라며 자신이 뱉은 말에 대한 진정성을 강조한다. ㅋㅋ 일종의 아부? 하긴 갑질 관계과 아니니 사회적인 동물로서 기름칠을 치는 아주 기분좋은 대화였다는 생각이 든다. 빈말 내지 아부성 있는 말이라는 것 알지만 다시 한번 식구들에게 내 얼굴형이 이쁘니? 하고 검열들어갔다. 그녀의 말이 진짜인 줄 알고. ㅋㅋㅋ

나이가 드니 종합 비타민 처럼 사람들의 아부성 짙은 듣기 좋은 말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인정하기로 한다. 바른 말 꾹 참고 기분 좋은 말을 오늘 하루 동안 사용해 보는 노력을 해 볼 생각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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