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April 30, 2018

The First Day of The Rose

빨간색 숫자가 많은 날들이 많은 달은 장미의 달이기도 하다. 삽들고 땅파고 영양토 넣고 장미 모종을 심고 있는 더 젊고 싱그러웠던 나와 십대 아들의 모습이 보인다. 장미가 유난히도 잘 자랐던 나의 이름을 달고 있었던 땅에 대한 그리움이 다른 핑계하나를 달고 자리를 절대 비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으로 심었던 '임페리얼 로즈'의 이름을 기억한다. 친정엄마의 정원에서 보았던 장미가 생각이 나서 얼굴이 큰(?) 장미를 선택하였던 것 같기도 하다. 남쪽으로 향해 빛이 잘들고 물이 잘빠진 경사있는 곳에 뿌리를 든 장미는 무서운(?) 기세로 가지를 들어 올리고 가시를 본능적(?)으로 만들고 결국엔 향기 진한 붉고도 우아한 장미를 들어 올렸던 모습을 기억한다. 코를 박고 향기를 맡던 그 행복한 순간을 어찌 잊을 수 있단 말인가.

가지치기를 몰라서 키가 너무 자란 장미를 다듬느라, 고생고생을 했던 땀흘렸던 순간들이 줄줄이 떠오른다. 나무처럼 강한 줄기를 자르느라 튼튼한 가위를 구입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고, 무서운 가시를 상대하기 위해선 가죽으로 된 장갑이 필요하고, 겉옷을 단단히 입어서 가시로부터 몸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가시에 찔린 다음에야 깨달았던 '좌충우돌' 내가 키우던 장미의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 어쩌면 백화점에서 돈주고 구입할 수 없는 소중한  봄여름가을겨울의 행복과정 누렸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시간이 흘러 키가 장성한 장미들을 랜드스캐핑 하는데 가장 경제적 지출을 해야 했던 부분도 생각이 난다. 가을이면 싹뚝 싹뚝 가지치기를 해서 키가 자라지 않게 했어야 했다. 작품을 하느라 두 아들들 지켜내느라 정신이 바빠 가위들고 가지치기를 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기도 하다. 모든 것을 정리할 때 깨달았던 그 무지함과 게으름 ㅋㅋㅋ 산다는 것이 그렇다.

(두고온 정원의 모습이 구글 위성사진에 보인다!
ㅋㅋ 새주인은 장미를 짧게 자르지 않았다는 것이 보인다. 바쁘신 모양이다~)

몇년전에 어떤 여인의 '보물찾기'란 단어가 떠오른다. 날마다 자신에게 주어진 지루한(?) 일상을 통해 숨어진 보물찾기를 한다는 말에 조금 손가락이 오글거리는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그후로 오랫동안 그녀의 보물찾기가 잊혀지지 않는다. 어떤 일보다 상대하는 사람들이 가장 힘들다는 말은 누구나 수긍할 만한 이야기일 것이다. 누구나 주인공이 되고 싶을 것이고 인정받고 싶을 것이고 무엇보다 사람은 이기적이다는 전제를 잊어서는 안되는 것을 깜빡깜빡해서 생겨나는 일들이 있다. 그렇다고 혼자 과대 자기긍정만 하며 집콕하며 살 수는 없지 않겠는가!

다시한번 자기점검을 통한 중심잡기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오월의 첫날이라 마음밭에 새겨본다. 어떤 가치관에 따라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표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시간의 필터를 지나도 보석처럼 단단하고 아름답게 빛날 수 있는 순간들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래본다. 오늘은 장미가 피어날 오월의 첫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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