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November 23, 2015

Somewhere

어린시절 살던 집으로 가는 길에 실개천이 있었다. 그 실개천을 따라 걸어 올라가면 목장이라는 곳도 나왔다. 그 길은 그렇게 영화의 한장면처럼 낭만적이진 않았지만, 변두리에 사는 소녀로서 가질 수 있었던 한가한 오후(?)를 걸을 수 있게 하였던 것 같다. 그때는 학원도 없고 스마트 폰도 없던 원시적(?)인 시간이었지 싶다.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친구들과 나물을 캐고 도시락을 챙겨 들로 산으로 놀러를 왜 갔드랬지? 고사리를 끊었던 것 같기도 하고...

요즘 내가 살고 있는 곳엔 시냇물이 흐른다. 시냇물이 소리를 낸다. 며칠 비가 오더니 제법 깊은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한마리의 흰 두루미와 오리들이 사는 시냇가를 걸을 때면 행복한 마음이 번지는 것을 느낀다. 송사리떼들이 모여있는 모습에 사람들의 그 반가운 걸음을 멈추는 광경이 정겹기 그지없다.

 고무신에 담았던 송사리 떼들의 추억이 떠올리다보니 오래된 사람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돌멩이들을 들어 올리며 물고기를 잡던 어린시절의 추억이 시냇가의 풍경에서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John Lennon, Imag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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