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are you?
Outside of the window
조동진, 행복한 사람
in the Glove Factory
Modigliani, ...with hat and necklace
비오는 월요일 오후에 머리를 다듬으러 우산을 챙겨 집밖으로 나갔다. 부석부석한 머리를 다듬으면 뭔가 더 단단해질 것 같기도 하고 해서 집나선 얼굴이 미장원 거울앞에 앉았다. 익숙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얼굴이 내것이라며 마주보고 있었다. 넌 누구니?
그때의 난 그일을 사랑했나 보다. 스튜디오안에 보았던 내 얼굴은 그림처럼 남아있지만 지금의 난 어떤 얼굴로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그래도 오전중에 공부를 했더니 눈망울이 반짝반짝 움직여서 심지어 제법 예뻐 보이기까지 하는 것이...미장원 조명아래에서 흰머리는 유난히 잘보였지 싶다. 콜롬비아 작가님의 빵빵한 여인의 얼굴이 거울 앞에서 건강하게 앉아서 미용사의 머리손질이 끝나길 기다렸다. 비가 오는 날임에도 드라이를 해준다기에 거부하지 않았다. 오늘은 그냥 이삐게 걸어 볼테야~ 바람불고 비날리니 머리가 얼마지나지 않아 주저 앉았다.
쇼파에 누워 고급진 드라이한 머리를 짓누르며 간만에 '모딜리아니, 열정의 보엠'이란 책을 치켜 들었다. 아직 책을 끝내 버린 것은 아니지만 무슨 술을 그리 마셨단 말인가! 모델로 그린 여인들의 긴목을 부럽다 못해 고통스럽게 보고 있노라니...목이 짧아 슬픈 나를 보게 된다. 어쩔겨 생긴대로 살아야지. 그려 이제 이쁜 목아지 가지고 삶을 업그레이드 시킬 나이가 아닌겨. 모델 안하면 될 것 아녀...하며 짧은 목에 대한 예의를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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