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October 29, 2015

Back Up

또 다시 뒤로 물러날 때가 되었나? 너무 이른 상태가 아닐까? 열심을 내었던 뜨거웠던 마음에 찬물이 쏟아져, 기운 빠진 뿌연 연기가 모락모락 기어 나오는 그런 상태를 경험했다. 언젠가 경험했던 그 순간적 쓰라림이라 그러려니 했지만 희미하게 남아있는, 두드러진 흉터의 삭은 고통을 문지른 느낌이라고 할까.

더 나아가기 위해 경험하는 이런 과정들이 있어 무모하고도 쓸모없는 이 작업들이 더 아름다운 것이라고 쉽게 말할 수 있을까. 현실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일에 힘을 쏟는 이들이 정말 이 칙칙한 세상을 멋지게 하는 것일까?

붓을 들어야 하는데...들지 않으면 더 아플 것 같은데...마음을 잡고 붓을 잡고 일어 나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는 중이다. 아는 것 없이 덤벼 들었다가 시간과 종이를 단지 소모한 것은 아니었지 싶다. 그래, 숱한 질문을 안고 있었기에 답을 얻을 수 있지 않았던가! 이제는 나쁜 버릇이 생기기 전에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또렷이 알고 단련하는 일이 남아 있는 그림이다.

여릿여릿하고 나근나근한 좀더 여성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해 보는 일이 내게 숙제로 남아있다. 지금은 아직 나름의 표현을 나타내기엔 부족하니 할 수 없다. 그 경지에 이르기까지 아무 생각없이 해볼 것이다.

난에서 힘을 좀 더 빼고, 꽃은 더 단정하게 그려야 한다는 스스로의 숙제가 있다는 것이 기쁘지 아니한가! 원하는 것을 알았으니 붓을 들고 나아가면 되는 것을 왜 난 잠못 이루며 괴로워 하는 것이지? 누구님 말씀대로 돈 안되는 일에 몰두해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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