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October 27, 2015

Dancing

손끝이 거칠거칠한 것이 어느 님이 보면 드디어 작가 손이라고 할거나! 지난 시간 이곳의 어느 겔러리에 갔을 때 부드러운 손이 너무 고와보여 작품활동을 하지 않는 게으른 작가로 보이기까지 했던 얼굴 붉어지던 순간을 지난, 지금의 시간은 손톱에 치장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직도  먹물의 흔적이 남아있는 관리되지 않은 내 손가락의 손톱이 부끄럽지가 않은 것은 다행스럽기까지 하다.

왜 이곳에선 손톱이 부러지고 갈라지는 것일까? 그곳에서 독한 오일 물감과 숱한 미디엄들을 다루었어도 이러진 않았던 것 같은데...짜고 자극적인 음식탓이라 여겨진다. 누군가가 연구논문같은 것 안쓰셨나? 근묵자흑이라고 손톱이 시커먼 기억을 한다. 나 홀로 보기엔 그런대로 그렇지만 혹시라도 어려운 자리에 간다면?

더 잘하고 싶은 욕심으로 붓을 들었더니, 여기 저기 삐툴거린다. 마음을 비우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님들도 잘 알고 있겠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거듭되는 시행착오속에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그 감각이 사라지지 않았던 점이다. 노랫가락의 강약처럼 세기가 있고 리듬이 있는, 먹물로 하는 드로잉 연습은 오늘도 내게 도전을 준다.

유리창 너머로 들어오는 햇살에 솔라댄서들이 춤을 춘다. 그들의 흔들리는 모습은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해가 지고 나면 춤을 추지 않아서일까? 그렇고 보니 춤을 추지 않는 자신을 새삼 깨닫게 된다. 언젠가부터 춤을 추지 않고 노래 부르지 않고...나이든 탓이 아니라 호르몬 탓이라고 어느 님이 말한 것이 생각난다. 그말이 그말 아닌가.

-solar dancers
펭귄은 춤을 추지 않는다. 그것은 어느 날 낙상으로 인해 춤을 출 수 있는 유연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쏟아지는 햇살에 힘을 얻어 두 팔을 움직일려고 하지만, 목이 굳어 춤을 추지 못한다. 그렇게 누구나에게 사정이 있는 것이니 춤 안추고 뻣뻣하게 있다고 뭐라고 하지 말기 바란다. 그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춤 못추는 내 펭귄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뭔 사정이 있겄지비. 그것은 호르몬탓도 있다고 하고, 그님을 둘러싼 환경때문일 것이니...

https://www.youtube.com/watch?v=YQHsXMglC9A
-Aele, H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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