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ear
새로운 칠월은 일요일로 시작 되었다. 무겁게 내려앉은 아침이 꼭 쾌청하고
맑다는 날씨예보를 어기고 비가 내릴 것만 같았지만, 비는 오지 않고 있다. 번개님이 시끄럽게 울어대니 비가 오지
않겠는가! 그러나 구름 뒤로 찬란한 붉은 빛으로 지는 모습이 오늘 밤에 기다리던 비가 올 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포기하게 만든다.
언젠가 읽었던 책을 꺼내 들었다. 예술이란 무엇이며, 그 과정 중에 부딪히는 ‘공포’를
이야기한 책을 반갑게 든 것은 일요일 한 나절이 다 지나간 후였나 보다. ‘두려움’이 가장 큰 단어인 것 같다. 정지는 하되, 그만 두지 않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과정을 말하는가 말이다.
똑 같은 짓을 반복하는 것 같다는 두려움, 무엇인가를 새롭게 시도할
것이 없다는 막막한 장벽에 둘러쌓인 두려움, 내 고유한 표현을 이루어 낼 수 없을 것 같은 한계를 보는 두려움, 예술이란 이름으로 만들었던 것들에 대한 무의미함을 이겨내야 하는 두려움, 내
캔버스 위에서 맛보았던 즐거움 보다는 그 고통과 좌절의 무게가 더욱 떠 오르는 두려움, 시행착오를 통해서
스스로를 가르쳤던 즐거움 보다는 결국은 뭔가 안될 것 같은 재능의 크기를 보는 두려움……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른 지금에 왜 난 좌절하는가!
기쁨 보다는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무엇이 날 두렵게 하는가! 잘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그것이 알고 싶어 책을 들고 그냥 영화를 보고 있다. 한심하지! 그래서 내가 위대한 예술가가 아니라면 할 수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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