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une 10, 2012

Blur






음악과 와인이 있는 리셉션이었다. 당선 되었다는 소식이 무색하게 내 마음이 심드렁 한 것은 비가 오지 않는 여름날을 탓하기 그렇다. 아침 일찍 아이들 아빠가 한국으로 향하고, 둘째 작은 아드님은 쇼가 잡혀있고 해서 든든한 큰 아들과 걸음을 하였다. 다행히 기분 좋은 마음에 마련해 놓은 드레스가 있어 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겨우 이겨냈나보다. 사람 마음이 그렇다. 세인트 루이스에 그림을 한번 걸어보고 싶은 소망을 품었었고 기다리고 기다렸던 리셉션이었는데...

내가 그린 그림이 아닌 것처럼 그림앞에 서있는 내가 변해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슴이 뛰던 과정속에 창출했던 그 소중하고도 귀한 내 자식같은 작품을 걸어두고 내 새끼가 아닌듯 그렇게 리셉션을 했나보다. 슬럼프란 말을 하기엔 아직 난 시작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예술에 대한, 아니 내가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한 감사함과 뜨거운 열정이 삭제됨을 난 두려워한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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