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y 26, 2012

무우 말랭이

무우 말랭이가 물에 불어나는 냄새에 이것은 무슨 냄시? ㅎㅎㅎ
오들오들한 무우말랭이를 고춧잎도 없이 무쳐서 김치없이 먹고 있노라니 노후한 치아가 걱정이 되긴 한다. 어찌 말려서 이렇게 깨끗하담? 기계로 쪘나보다...

어린시절, 엄마가 김장을 담고 남은(?) 무우를 썰어 김치속에 넣기도 하고, 그리고 똑똑 소리를 내며 무우를 썰어 차고도 푸른 겨울빛에 무우채를 말렸던 기억이 난다. 나도 결혼을 하여 김장을 할 때면 엄마가 하는대로 해봤지만 성공적이지는 않았다.ㅎㅎㅎ

도시락 반찬에 무심하게 들어있던 무우말랭이, 이곳에서 오랫동안 맛있는 한국음식을 못 먹어 본 사람의 심정을 어찌 알겄는가! 그래서 틈만 나면 먹을 것 생각하는 이 아짐의 마음을. 뭐라고요? 원래 먹을 것 좋아했다고요!

그런 점에 있어서 난 확실히 왕의 딸이 아니다. 이슬만 먹게 보이던 그런 님이 아니었다.

이곳 파머스 마켙에 가서 싱싱한 야채와 과일들을 사와야 하는데, 혼자 차를 몰고 나가는 것이 보통 귀찮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커피를 먹으며, 자꾸만 숫자가 불어나는 아침이 부담스럽기도 하면서...

김치를 담긴 해야하는디, 맛없어 보이는 여름배추로 김치를 어찌 담는담? 뭐 그렇게 사는 것이라고요. 샐러드 한답시고 야채를 사 뒀다가 나의 게으름으로 축 쳐진 것들을 쓰레기통에 넣는 그 기분을 당하고 싶지는 않은디...

여름 아침잠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고나!

지난 밤에 서둘러 잠을 청했지만, 며칠 익은 습관땜에 쉽게 잠이 오질 않았다. 그리고 며칠 익은 습관대로 늘어져 자고 싶어서...

누가 나보고 그림쟁이라고 했어?ㅎㅎㅎ


이래서 내가 위대한 예술가가 아닌 것이다. 아주 평범하고 게으른 사람이라고 하면 자기학대인가? 게으름이 넘쳐 자기학대까지? 정말 이래서는 안되는디...

무엇을 기다리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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