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anuary 15, 2011

사람의 딸

'진중권'님의 '춤추는 죽음'을 새해맞이 읽을거리로 읽어브렀다. 그야말로 그랬다. 내 인생에 있어 아들들을 이 시상에 내놓은 이후로 가장 둥둥한 'D'라인을 만든 겨울 방학(?) 이었나보다. 그냥 묵고, 자고, 거품목욕하고 그리고 묵고 자고...ㅎㅎㅎ 넘 행복한 휴식을 취한 모양이다. 어디론가 휙하고 빠른 바람소리를 내며 여행하고 싶은 마음 있긴 하였지만, 모처럼 남편과 그리고 큰 아들이 함께한 시간이라는 큰 묶음을 좀 안이한 방법으로 보통적으로다가 보낸 아쉬움이 안들었던 것은 아니지만서도.

그래서 틈틈히 책을 읽었다. 물론 수많은(?) 영화를 보면서 새로 나온 극장가의 영화는 거의 본 셈이다. 그리하여 외우지 못한 제목과 불분명한 내용이 뒤엉켜서 기억 저편에 희미하게 있다가 사라지는 그런 사태가 결국은 어머님, 지발 치매를 대비해서 산수공부를 하는 것이 어쩌시나여 하고 큰 아드님 걱정이 드는 모양이다.

침대에 오랫동안 드러누워 있는 그 기분은 참으로 불안하다.ㅎㅎㅎ 이불을 벅차고 나가 뭔가 하고 있는 것 보다는 훨씬 불안하고 뭔가 그렇다! 학교가 문을 닫기전까지 열심히 뭔가에 열중하고 있었는데...예술가적인 그 무엇이 쉽게 무너졌다! 그리곤 스튜디오엔 가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휴가에도 내 남자의 얼굴을 그려주지 못했다. 그냥 아내로 엄마로 그냥 보통보다 못한 헝크러짐으로 너무나도 일상적으로다가 아짐이 되고 만 것 같기도 하다. 뭐 먹냐? 그냥 라면 먹어? 그러면 안되지....

남편이 먼저 한국으로 향한 오늘 난 둘째 아드님이 좋아하는 미역국을 끓이며 마음이 그랬다. 내 남자도 좋아 하는디... 내일 샴페인으로 가는 아들을 위해 먹지도 않을 멸치를 볶고, 영양가 없는 아부래기를 마늘과 고추를 넣어 볶았다. 콩나물까지...그리고 마음이 그래서 와인 한잔을 하며 부족한 아내로서 반성을 하고 있다. 역시나 마음이 그렇다.

책이야기는 왜 했냐고?
음, 오늘이 마지막처럼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살자라는 의미로다가 여기고 싶다. 글쓴이, 진중권님은 서양미술사에 나타난 '죽음'에 대한 예술가들의 태도 혹은 표현 무엇보다 생각에 대해 언급을 했지만서도, 영원히 살 것 처럼 그러지말라는 것으로 받아 들였다. 내가 누리고 있는 자잘한 행복들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잠시라도 했다. 시간이 어김없이 흐른다는 것!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 그리고 누군가의 딸,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다다르게 되겠지. 넌 누구야? 사는 동안 무슨 짓을 한것이여?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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