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anuary 21, 2011

Longing for...


눈이 내린 금요일 아침이다! 눈삽을 들고 드라이브 웨이를 치우기 위해 귀마개, 모자, 장갑, 그리고 선그라스를 챙겨 하얀 바같으로 나갔더니, 부지런한 이웃들은 이미 거사(?)를 마친 것이다. 눈을 또 언제 치워보겠는가! 한국에서 눈삽들고 눈을 치워본 적이 있던가. 고생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사소한 추억으로 생각되니, 즐거움이 은근히 베어들기도 하였다. 이불속에서 나오길 잘한 것 같다. 역시 벌떡 일어나 밥묵고 뭔가를 하는 것이 밥 안묵고 늘어져 있는 우울함속에 빠져 있는 것 보다 창조적인 일이다.

몸을 움직이고 나니, 스튜디오를 가지 못해 발생되는 불안함과 초조함이 사라지고 하이얀 눈을 즐겨보자는 생각이 기특하게 들었다. 나선김에 동네를 한바퀴 돌았다. 귀마개를 해서 그런 것인지 눈 밟히는 소리가 어찌나 아름답던지. 그 소리를 녹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텐디...과중한 몸무게가 내딛는 발자욱 소리가 이상하게 쉽게 질리지 않았다. 스위스 융팔로우에 있는 만년설의 보는 듯, 한라산 꼭대기에 녹지 않고 있었던 오월의 눈을 보는 것 처럼, 깊은 설악산에 보았던 두꺼운 눈을 보는 듯 그렇게 눈을 밟고 밟았다. 뿌드득 뿌드득...

눈내린 김에 영어로 된 책을 마저 읽을 생각을 하고 있다. 영어로 된 책! 모처럼 책을 읽는 즐거움을 영어로 된 책에서 발견할 수 있으니 무지 기쁘지 아니 할 수 없다. 피카소가 말했다나, 이 세상에 업스트렉은 없다. 언제나 어떤 그 무엇에서 부터 시작하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러네! 내 말이!! 내가 만들어 낸 이미지들이 캠버스에서 내게 말을 하는 것을 난 사랑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내가 품었던 의문들이 책속에서 풀릴 수 있기를 바라는 것 무리일까? 영어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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