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ne 01, 2010

The First of June

유월의 첫날로 가는 밤은 길었다. 밤늦도록 시청한 영화 한편이 잠을 못이루게 하는 것인가 아니면 하루를 넘 바삐 살아 모처럼 신경들이 일어선 것인가. 전전반측하다 결국은 침실을 박차고 나간 순간 어두운 곳에서 캡션 따라 영화를 기꺼이 보고 있는 굵은 두 아드님들을 보고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뭐하냐 시방!

어머님, 수면제 한알 드시고 책좀 읽다고 주무시와요...

그렇다. 읽어야 할 책들이 어딨다냐! 침대에 누워 책을 읽는 것을 얼마나 좋아했던가! 하지만 이제 눈에 촛점이 흐려 잔글씨를 볼 수가 없는 실정이다!! 믿을 수가 없다. 노안이 진행되고 있었던 모양이다. 받아들이기 정말 무섭다. 어두운 스튜디오에서 그림을 그린 댓가인가! 내가 안경을 써야 하다니...

그냥 쉬고 싶다. 그런데 잠이 오질 않는 것이다. 파란색의 조그만 알약 하나를 입속에 집어 넣었는데 나의 신경은 엄청 쎄다. 학기중이면 이런 신경들을 모아 작품을 구상하고 창조적으로다가 승화를 시켰던 것 같기도 하고 아득한 저편의 기억들이 되고 만 것 같은 예술학도의 나날이다.

아무래도, 달력 한장을 뜯어내어야 한다는 사실이 조금은 긴장이 되었나보다. 영어를 해야 하는디...

그래도 우선 해야 할 일이 아직 밀려있지 않는가 말이다. 무궁화 세그루를 더 심고 점심묵고 수박묵고 그리고 하루가 서쪽으로 또 저문다. 언제 운동하고 영어를 성장시킨담.

이제는 멀치를 덮어주어야 한다. 이때라도 집관리를 하지 않으면 집이 어찌 되겄는가! 방충제를 뿌려야 하고 잡초 제거를 해야하고 그리고 못도 쳐야 하고 그리고 중요 프로젝트인 빨래걸이를 만들어 이불을 태양아래 말려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오월의 마지막 날이 전해 주고 싶었던 것이다.

영어는 냅두고 내일은 빨리 굳는다는 시멘트 가루를 사와 빨래걸이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현실을 돌아 볼 때이다. 가을 학기에 그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밀린 현실적인 일들을 잘해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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