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August 02, 2009

Reading is Leading

지난 달력을 찢어내며 아직 팔월의 출입구에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꼈다. 아직도 난 방학중인 것이다.

이른 봄에 멀치를 까는 이웃들의 풍습을 따라했더라면, 나무들을 돌보는 일이 이렇게 부담스럽지 않았을 터인데...잡초들이 나무주변에 무성하게 기생하는 것을 보고서야 왜 그들이 돈들여 멀치를 까는 이유를 알고만다.

땅파고 나무를 심는 것 까지는 시간내어 밥묵은 힘으로 하면 되지만, 나무들을 잘 가꾸는 일은 참 귀찮고도 어려운 것 같다. 조그만 게으름을 피우면 잡초들과 벌레들이 판을 치고 마는 꼴에 할 일 많은 나로서는 보통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면서도, 어쩌면 그것들이 있어 마음을 바삐 운동시킬 수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집안에서 키우는 아들들의 방에 올라가 보았다. 심란하다! 잡초가 덮어버린 나의 꽃밭을 본듯한 기분이 든다.

잔소리를 해야 하나? 교회도 안나가는 나의 기도를 하나님이 들어 주실거나. 지발 헛되이 이곳에 있는 시간들을 낭비하지 않게 해달라고, 왜 우리가 이곳에 있는가를 항상 잊지 않도록 해달라고......

그냥 동네 한바퀴를 돌고 돌아왔다. 풀벌레 우는 소리와 잔디 냄새와 밤으로 깊어가는 초저녁의 하늘을 보면서 세상의 누군가가 간절히 소망하는 조용하고도 아름다운 곳에 내가 있지않나 하는 생각으로 잠시 행복했다. 말들이 풀을 뜯어 먹고 끝없이 큰 하늘을 볼 수 있는 것이 언젠가는 강한 그리움으로 남을 것이라는 사실앞에 이곳에서의 짧지 않은 여행을 잘마무리 해야겠다는 생각이 여름밤과 함께 홀로 깊어 간다.

어떤 마무리를 할 것이냐고? 내 맘대로 자식들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겸손히 받아들이는 수밖에. 엄마로서 기도를 심하게 하는 수 밖에 없다는 잘 알고 있지만, 내 삶의 모순을 본다. 교회는 나가기 싫고 하나님껜 기도할 것 많고...

일단은 읽다만 책읽기를 하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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