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툴
높고 맑은 가을 날씨이다. 정말 가을 운동회 하기 적당한 날이다~~~
베란다 창문으로 밀려 들어오는 초등학교 운동회(?) 소리가 시끄러워 문을 닫았다 다시 창문을 열었다. 추석 연휴가 끝난 지금의 무덥지도 춥지도 않은 시간이 운동장에서 행사를 갖기 적당한 날인 것일게다. 동네 공원 근처의 초등학교 운동장에 만장기가 걸려있는 것을 보고 잠깐 예측을 했더란다.
마이크를 잡은 학교 운동회(?)운영자의 목소리에 화답하는 어린 학생들의 즐거움이 뱉어지는 소리는 비명(?)에 가깝고 짧게 메아리친다. 하지만 창문으로 밀려 들어오는 신나고 즐거운 소리들은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는 지금의 나에겐 어떤 긍정적인 힘을 줄수도 있는 귀한 것이라는 생각이 스치기도 했다. 창문을 열만한 가치가 있다. 그래, 창문을 열자!
그리고
밥값은 하자며 몸을 움직이고 본다. 최소한의 것이라도 해야한다. 설거지를 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하드라. 봄, 여름 오랜 시간을 덥디덥게 포개고 있던 겨울 담요를 세탁소에 맡기고 돌아오는 하늘은 드높았지 싶다. 난 때때로 참 게으르다.
계단을 이용하지 않고 그냥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지금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닌 것이 틀림없다. 하체근육 유지하자며 계단을 올라 집으로 와야하지 않는가 말이다. 무기력증이 여전하다며 엘리베이터에 서있는 게으른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자신을 보았다. 늙었다.
장안에 유익균이 모자라 무기력해진다는 말을 들었다. 식탐이 많은 사람이 신기하게 먹고 싶은 것이 없질 않는가. 먹고싶지 않고 그리고 움직이고 싶지 않다. 이것은 내가 정말 무기력하다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장안의 세균탓이라고 믿고 요구르트를 몸안으로 콸콸 밀어넣어 무기력증이 사라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장내 유익한 세균이 새로운 몸을 만들고 새로운 몸이 뇌를 건강하게 해서 기운이 생긴다는 말을 믿고 의지하고 싶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이런 것인가.
아침을 먹었으니 몸을 움직여 보는 것이다. 냉장고에서 몇년 묵은 김치를 꺼내어 씻고 요리하는 것이 이리 큰 맘을 먹을 일인가. 굵은 멸치를 한줌 집어넣은 시큼한 냄새가 온 집안을 점령한다. 그런데 그것의 냄새가 싫지 않고 마음이 평안해지는 것이 참 신기하다. 친정엄마 생각이 난다~~~ 묵은 김치조림에 점심을 먹고나면 기분이 한결 좋아질 것이다. 그래, 오늘은 날이 적당하니 힘을 얻어보자. 툴툴 털어버리고!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