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pril 13, 2023

Don't wait to do something

 


미세먼지로 뒤덮힌 봄날의 풍경속을 마스크 착용하고 걸었다. 목련이 지고, 철쭉이 꽃보따리를 열심히 들어 올리고 있는 사월의 시간이다. 보라빛 라일락이 봄바람에 흔들리는 모습도 아름답다. 그냥 지나치려다 내년 봄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스마트 폰으로 찍어도 실제 그 여리여리하고 고운 자태를 다 담아 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건널목에서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리고 있는데 '청보리'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요것을 찍어 말어?' 그냥 눈으로 즐기고 마음으로 기억하면 안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기억력이 딸리는 작금의 상태를 자각을 하고 사진으로 남기기로 했다. 여러장을 찍어 겨우 한장의 그럭저럭한 이미지를 얻었나 보다. 지나가던 사람이 따라서 스마트 폰으로 사진을 따라 찍는다. ㅋ

어린시절 보릿잎을 넣은 된장국 맛을 아는 나이의 사람으로 보였다. 아마 배가 고파서 익지 않은 청보리를 불에 구워먹은 가난했지만 구수했던 추억이 생각났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는 건강을 위해 흰 쌀밥을 마다하고 잡곡밥을 먹는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감개무량이다. 

동네에 사람이 있는 은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고령의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고 있다 한다. 이십여분 넘게 걸어 도착하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령이다. 한시간 넘게 기다려 업무를 보고 오노라니 디지털 시대에 맞게 빨리 적응을 해야겠다는 초조함이 찾아 들었지 싶다. 집으로 오는 길에 슈퍼에 들리니 어플을 깔아야 포인트 적립과 할인혜택이 주어진다고 한다. 당장 어플을 깔고 적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실행에 옮겼다. ㅋ 스마트폰에 새로 깐 어플이 몇개던가!

시장에 가서 현금주고 장보는 것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왠지 기분이 그랬다. 현금을 사용할 일이 없는 세상이다. 

마침내 도서관 회원 등록을 한 뜻깊은 봄날이기도 하다. 기분이 좋다. 

미루었던 작품들을 시리즈별로 동영상을 만들다보니 잃어버렸던 자신과 만나게 되는 것 같다. 부작용으로 눈물이 찔끔 나왔다. ㅋ 과거에 연연해 할 일 아니지만 당당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내삶의 주인공으로서 당당하게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주어진 삶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이 든다. 아싸아싸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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