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때
화장을 했던 기억이 아득하다. 맨 얼굴에 마스크 쓰고 다니다 보니 화장을 굳이 할 필요가 없었다. 마스크와 안경을 쓴 얼굴에 화장을 한다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제대로 사용해 보지도 못하고 유통기한 지난 화장품을 버려야 함이다. 화장기 없는 얼굴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혹시라도 기본 예의가 없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오랜만에 색조 화장품을 구입하였다. 기분이 묘하게 좋아졌지 싶다. 젊은 시절로 이어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붉은 기운 도는 립스틱을 바르니 초코렛 향기가 난다.
화장의 도움이 없어도 얼굴에서 빛이 나던 순간이 내게도 있었지 싶다. 좋아하던 일을 할 때 생기가 돌고 밝은 에너지로 충만한 건강한 얼굴이었음을 기억한다. 자기 자신다울 때가 가장 아름다웠으리라 생각된다. 누구와 비교하지 않고 자신에게 만족할 때, 그 때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팽팽한 젊음은 시간과 함께 가지만, 다행히 사랑과 감사의 언어가 충만한 시간은 젊음과 함께 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쁘다'라는 말보다 '멋지다'라는 말은 몇번 들었던 것 같다. ㅋ 그래, 난 멋진 여자이다.
명품을 들지 않아도 명품 그 자체인 여자, 바로 그 여자가 나라는 사람인 것이다. ㅋㅋ
명품을 더욱 빛나게 할 '화장'을 살짝 하면 되는 것이다.
일요일 배부른 점심을 먹고 가까운 산에 다녀오게 되었다. 두 다리 아직 성성할 때 산에 가는 즐거움을 포기해서는 안될 일이다. 어린 고사리를 채취하는 남자와 망을 보는 여자를 만났다.ㅋ (산에서 고사리를 채취하는 것은 불법이란다.) 보자기하고 작은 무딘칼들고 들로 나갔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올랐다. ㅋㅋ 공부했던 기억은 나질 않는다. 며칠 전에 내린 비로 땅은 부드러웠고 아직 봄꽃이 남아 있었다. 김소월님의 분홍 진달래 꽃잎들이 땅에 떨어져 있으니 걸을 걸음 즈려 밟고 갈 수 밖에 없었다. 푸른 보석처럼 빛나는 어린 나뭇잎들의 반짝거림은 즐거움이었고 행복이었다.
천천히 산행을 해서 평소보다 조금 시간이 더걸렸지만 기분좋게 피곤했지 싶다. 봄산의 푸른 정기를 듬뿍 흡수한 난 기분이 좋다. 오늘 하루도 즐겁고 행복하게 아쌰아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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