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형형색색의 꽃들이 만발한 4월이다. 꽃들에겐 그들만의 때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봄은 개화기가 일주일 정도 앞당겨졌을 뿐만아니라 꽃들이 고유의 적당한(?)때를 기다리지 않고 앞다투어 꽃을 피우고 있는 중이라 한다. 아마도 그 적당한 때가 일찍 도래한 모양이다. 그래서 꽃잔치 가득한 봄날을 마주하긴 하지만 한꺼번에 사라질 생각을 하니 조금 아쉬운 마음도 있는 것 같다.
긴 겨울 동안 달고 있던 붉은 열매를 서둘러 떨어뜨리고 이른 봄 먼저 작은 노란 꽃들을 들어올린 산수유와 별같은 얼굴로 우아하게 빛나는 흰 목련화, 팝콘처럼 튀겨져있는 벚꽃, 울타리로 서있는 개나리, 향기 진한 보라색 라이락 이런 꽃들은 도시 봄풍경의 기본값으로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벚꽃을 달이 떠있는 밤시간에 바라보는 것은 낭만적이다. 이름 모를 혹은 이름 없는 식물들도 꽃이 피는 사월이란 시간이다.
양지 바른 곳에서 일찍 꽃을 드리운 꽃들은 시간과 함께 지고, 그늘에서 서 있는 나무들은 기꺼이 최선을 다해 꽃을 피우려고 한창이다. 봄이다!
드디어 겨울 옷을 정리할 시간이 도래한 것이다. 추운 시절 함께했던 두꺼운 옷들을 정리하고 봄옷을 찾는 것이 아니라 '여름옷'을 챙겨야 한다. 꽃들이 그 적당한 때를 알아 서둘러 개화를 하듯이 봄도 없이 여름이 도래하는 작금의 상황에 맞게 여름옷을 챙겨둬야 한다. 정말 지구가 사막화를 하고 있는 것인가? 언제부턴가 봄과 가을에 입는 옷을 제대로 꺼내 입지도 못했던 것 같다. 오리털 잠바를 벗고 바로 여름 반팔티를 입었던 작년 여름이 생각이 난다. 기분좋게 쾌적한 시간은 극히 짧고 추운 겨울 아니면 더운 여름이지 않나 싶다.
그래도 봄이라 일교차가 심하다고 한다. 그래서 감기 걸리기 딱 좋은 시간이기도 하다.
오늘은 '고용계약서'를 쓰기로 한 봄날이다. 대학원 시절에 학부 강사 계약한 그 이후로 처음이다. ㅋ 제 2막 인생을 잘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스스로 쓰담쓰담 해주고 싶다. 무너져 좌절하고 무기력하던 어두운 시간은 자신을 더 건강하게 회복시켜 줄 것이라 믿는다. 씨앗이 땅속에서 어두운 시간을 견디고 싹을 튀워 밖으로 나와 일어 나듯이 나 또한 그리하리라 믿는다. '집착'이 아니고 '실패에 대한 허용'이다. 두려움 없이 밖으로 나가 보는 것이다. 경험한 만큼 성장하는 것이다.
아직도 인간관계가 두려운 부분이긴 하지만, 스스로를 위해 상처주는 사람들을 용서하고 덕분에 깨닫는 것들에 대해 감사하고 그러다보면 감정에 덜 휘말리지 않을까 싶다. 원만한 인간관계? 먼저 성실하고 친절하고 그리고 3번 인내하고 그리고 역지사지 배려하는 마음 갖고, 입 다물고 두 귀로 잘 경청하고 잘 소통하면 별 일 없이 잘 지낼 것 같은데...뭐가 문제지? ㅋ
친구가 카툭을 남겼다. '무조건 잘 못한다고 혀라' ㅋㅋㅋ
괜시리 능력있는 척 했다가 일복 터질까 염려 되었을까 아니면 잘난척 하다 찍힐 것 걱정되어 한 말일까.ㅋ
친구에게 걱정마라고 응대했지만 아는 것을 모른다 할 수 있을지 나 자신도 궁금하긴 하다. ㅋ
일단 '봄날'이니 웃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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