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pril 12, 2023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물질이 귀하던 어린 시절, 내게는 없는 안경을 쓰는 친구가 멋있어 보였지 싶다. 건강한 눈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함과 당연함을 넘어 그저 '안경'이라는 물질의 '지성미'가 뜻하는 환상에 순진하게 걸려든 것이었을까. 책을 많이 읽고 공부 잘하는 친구들은 '안경'을 쓰고 창백한 피부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ㅋ 그저 잘 보이지 않아서 사용하게 된 사정을 헤아리지 못하고 고급지고 지적인 겉모습을 부러워했던 순진한 시절이 있었다. 안경을 착용하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 일이었는지 상상하지 못했다. 

이제 안경이란 물건은  할 수 없이 착용해야 하는 생존 필수품이 되어 버린 나이가 되었다. 눈이 건강한 사람들이 노안이 오면 심하게 그 증상을 겪는다고 하더니 바로 내 경우가 그렇다. 이곳저곳에 돋보기를 가져다 놓고, 외출 가방에 돋보기를 챙겨 나가야 하는 지금, 눈의 소중함을 알 것 같다. 이제서야! 홈쇼핑에서 눈 영양제 광고할 때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구입했어야 했던가. 미리 예방을 했더라면 눈이 덜 나빠졌을까.

받아들이고 적응해야 한다. 침침한 눈으로 오랫동안 섬세한 작업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욕심 부리지 말고 안보이면 안보이는 대로 적응하면 되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마음으로 보면 되는 것이다.( 어찌? ㅋ)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 아름다운 것임에 동의할 수 있는 나이지 않는가. 작은 글씨가 모든 지혜를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시력이 좋다하여 모든 것을 정확하게 제대로 보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바라보게 되어있다는 것쯤은 알 나이가 되었다. 그렇다고해서 보이지 않는 것을 맘대로 상상하고 예측하는 실수를 범해서도 안될 일이다. 

어쨋든, 돋보기를 발명한 사람에게 감사하고 싶은 아침이다. 아쌰아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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