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November 13, 2017

그럼그럼 그렁그렁

늙음
                                -최영철


늘 그럼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

늘 그럼그럼 어깨를 토닥여주는 것
늘 그렁 눈에 밟히는 것
늘 그렁 눈가에 맺힌 이슬 같은 것
늘 그걸 넘지 않으려 조심하는 것
늘 그걸 넘지 않아도 마음이 흡족한 것
늘 거기 지워진 금을 다시 그려 넣는 것
늘 거기 가버린 것들 손꼽아 기다리는 것
늘 그만큼 가득한 것
늘 그만큼 궁금하여 멀리 내다보는 것
늘 그럼그럼
늘 그렁그렁


연민은 가시가 없고 넘치지 않으며 언제나 둥그스름하다. 존경하는 스승님의 생신날 문자 하나 날리지 못하였다. 넘치지 않게 둥그스름하게 품어 주셨던 주름진 스승님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같은 태양과 달 아래 존재하였으면 한다.

Ed Shay, Acadian Gyro (det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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