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February 27, 2015

Night Garden

A Flower in February, Mixed Media,  40x40 inches, 2013

밤의 정원 (Night Garden)
서은순 (Soony Eunsoon Seo)
밤의 정원’ (Night Garden), 이 시리즈는 스튜디오 안에서 마주한 확실하지 않은, 또는 정해지지 않은 나다운 예술적 표현이란 씨앗을 품고, 그 알 수 없는 여정을 따라 일어난 뿌리 내림과 일어섬 그리고 더하고 빼는 실험적인 과정 속에, 깊숙이 화석처럼 새겨진 내면의 풍경화를 이끌어 내는데 본인의 의도가 있는 시리즈다. 그것은 나를 나답게 만들었던 기억들과 미처 깨닫지 못한 마음 깊숙한 저변에 내재한 추상적인 풍경화이기도 하다. 오래되고 남루한 빈 들 같은 혹은 아름다운 꽃 같은 기억을 꺼내어 보는 것은 내가 현재 당면한 예술이라 불리는 그것을 이해하는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스튜디오 안에서 벌어지는 그 불확실한 과정 속에 벌어지는 표면적인 행위를 벗어나, 그 것은 삶 속에 각인된 혹은 덧칠해진 기억과 그 것에서 자유 할 수 없는 예술이라는 공간 속으로 들어 가는 것이기도 하다. ‘밤의 정원이란 시리즈는 찰나적이고도 순간적으로 드러낸 깊은 내면의 무의식적인 풍경화가 자란 정원이기도 하다.

작품을 꾸려온 스튜디오에서, 몇 년 동안 찢어지고 망가진 캔버스 조각들을 버리지 못하고 귀퉁이에 모아두곤 했었다. 스튜디오 구석에 박힌 하찮고도 쓸모 없는 캔버스 조각들이 내 정원에 어느 날 거부할 수 없는 희망으로 덧대어진 그 순간을 기억한다. 그것은 내 지치고도 피곤한 마음을 감싸고 덧댈, 더할 나위 없는 재료들이 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져버리지 않음으로 실행 되어질 수 있었다. 전통적이고, 편리하고, 잘생긴, 그리고 상처 없는 온전한 캔버스를 사용하지 않고 쓰레기처럼 남겨진 자투리 캔버스 천들을 덧대어 봄으로, 그 알 수 없는 내 정원의 풍경을 보고 싶었다. 그 실험정신은 나의 어린 시절 기억 속에 자리한 할머니와 엄마의 오래된 기억과도 연결된 것이기도 하다. 기억 속의 나의 할머니와 엄마는 물질이 풍부하지 못한 삶 속에 물건들을 아끼고 때로는 덧대고, 재활용하면서 살았다. 한옥 종이 문에 구멍이 나면 어여쁜 꽃과 나뭇잎을 덧대며 그 연약한 삶의 부분을 어여쁘고도 견고히 꾸려나간 그 모습을 나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내면의 무의식적이고도 자연발생적인 풍경화를 끌어내기 위해 남겨진 기억과 남겨진 캔버스 조각들을, 그리고 추억의 장식적인 아름다움을 위해 레이스를 융합하였다. 덧대어진 레이스라는 재료는 엄마와 할머니의 문에서 비롯된 낭만적이고 원형적인 꽃의 패턴으로, 나의 무의식적이고 잠재된 깊은 내면의 모양으로 그것은 본질적이고도 꿈같은 혹은 만져질 수 있을 것 같은 내 정원의 재질감으로 왔다; 이런 만져질 것 같은, 기억의 두드러진 만져짐을 위해 제한된 색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자투리 캔버스 천 조각들은 모여서 내 정원의 배경바탕을 만들었으며, 그 과정 속에 드러난 거칠고도 메마른 질감은 자연 발생적이었으며, 그 것들 또한 자연발생적인 잔뿌리로 견고히 뿌리를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내 정원의 토양을 만들고,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뻗고, 꽃을 피우는 내면의 순간적이고도 찰나적인 내면의 풍경그림에 도달하게 되었다. 내 정원에 아직도 달이 꽃처럼 차오르고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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