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anuary 23, 2013

아부지의 김치

아부지의 김치에 라면 한사발을 먹는 그 느낌을 무엇이라 할 수 있을까? 이곳 타국생활의 긴 여행이 마무리로 접어든 지금에 이르러, 드디어 친정 아부지의 김치를 택배로 받았다. ㅎㅎㅎ 어찌 냄시 강한 김치를 이곳으로 보낼 수 있단 말인가!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인터넷 구글을 하니 김치 보내는 법이 나와 있었다 한다.

누구나 알듯이 울 음식들은 냄새가 강하다! 날이 그나마 추우니 가능한 일이지만서도, 이곳 미제 아저씨가  기어 나오는 냄새에 어떤 반응을 하였을지 상상이 가는 바 김치가 집에 도착할 때까지 그것은 이곳 타국생활에서 겪는 울 집안의 모험(?) 이었다고 본다.  김치를 해외 택배를 보내는 일로 국가간의 택배문화에 시비가 걸려서는 안되지...그래도 하 먹고 싶은지라......궁하면 방법이 있다하지 않았던가! 보증을 포기하고 한국에서 미국으로 날아온 김치!

대문에 붙어있는 택배 아저씨의 방문노트에 화들짝 놀라서, 우체국으로 향했다. 무슨 무서운 소리 하는 것 아니겄지...우체국 메인룸에서 김치박스를 찾지 못했다. 불길한 생각이 아니 든 것은 아니었지만 설마...깊숙한 안쪽룸으로 들어가라는 말에 어째 불안한 것이...다시 얼마를 기다리니 김치가 오는 바퀴소리가 났다. 냄시가 풍기고 말았다. 한국냄시라고 해야하나...

절대 낯설지 않는 불편한(?) 냄시를 모르는 척 서로가 땡큐하며, 빨리 도망쳐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절대 냄새 나지 않을 것 같은 철통 포장에도 불구하고 차안에서 멀리서 날아온 익숙한 냄시가 났다. 한국 토종의 깊은 맛! 그러나 쉽게 환영 받을 수 없는 향기~

어쨋든, 아부지가 가꾼 무공해 배추에 황금처럼 귀한 고추가루와 전라도 특유의 양념으로 옷입은 친정 김치를 먹을 수 있는 것이다. 행복하다! 그리고 이 김치를 맛보이기 위해 수고한 아부지, 엄마, 내 남자, 그리고 냄시나는 김치를 내동이쳐버리지 않은 우체국 아저씨...감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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