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uly 05, 2009

Something Beyond

칠월의 첫 일요일 아침은 회색빛이다. 칠월은 반드시 도서관의 딱딱한 의자위에서 보내져야 하는데도 난 아직 거실속의 쇼파의 편안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야말로 배가 튀어나오기 쉬운 자세로 앉아 캐이블 체널을 고정하지 못하고 클릭하고 있을 때의 그 한심함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절대로 창의적인 휴식이 될 수 없을 것만 같은 불안함이 엄습해옴으로서 음식을 입안에 밀어넣고 하는 말은 '왜 이리 맛있는 것이 없는 것인지......'

학기가 시작되면 소파와 텔비가 없는 삭막한(?) 생활로 다시 돌아갈 수 있겠지만, 생활영어 배우기 좋은 시청각 자료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순수 텔비 시청 아줌마이다. 시간이 흘러간만큼 영어가 늘지 않았다. 영어에 대한 흡수성이 떨어지는 것을 나이탓으로 돌리는 수 밖에 없다.

불안하다! 텔비는 날 불안하게 만든다!! 침대에 누워 읽어야 할 책들을 다 읽어버리고 난 후 영어성경을 읽어야겠다는 거룩한 욕구도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결국 다른 영어책을 읽게 되었다. 몇장 읽다말고 왜 그렇게 김밥을 만들고 싶은 것인지! 간만에 우석이 우빈이에게 김밥을 맛나게 해주어야한다는 엄마의 사명이 왜 책읽는 중에 솟구쳐서 책읽는 즐겁고도 평화로운 마음을 물리쳐 버린단말인가!

정성을 들인만큼 김밥은 맛있었다. 전날에 준비해 놓은 재료들이 없었다면 얼렁뚱땅 공포의 김밥으로 자신이 몰아놓은 처참한 김밥의 모습에 좌절하고 있었을 것인데, 철저한(?) 준비가 따른 오늘의 김밥은 그런대로 나름의 희망을 안겨준 긍정적이고도 적극적인 두루말림이었다. ㅎㅎㅎ

개학이 되기전에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두 아들들에게 점수를 따야할 것 같다.ㅎㅎㅎ 맨날 우울해하고 '귀찮아 병'에걸려 음식도 안해주고 청소도 안하는 엄마를 기억하고 살 것이라고 생각하니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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