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rch 14, 2007

It's SPRING

비가 내리니 마음까지 무겁고 몸도 무겁고 해서 잠시 산책을 하였다. 나뭇가지 끝에 번지는 푸른 몽우리들이 날 위로해 주었다. 어김없이 봄날이 왔나보다. 개나리가 노랗게 꽃망울들을 먼저 터트리고, 벗꽃과인 체리라는 나무가 연분홍 빛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내 마음엔 봄이 있는가! 남편과 떨어져 지낸 지 두해가 넘어가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나이를 먹는 것인지 예전의 봄날이 아니다. 봄날을 타야 마땅한 것 아닌가 말이다. 한들 한들거리는 봄같은 치마를 두르고 날개 같은 스파프 봄바람에 날리며 봄을 타는 것이 젊은 여자에게 해당되는 부분이었던가.

봄은 여인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영 내 마음은 그렇지 않다. 비가 와서인가.

이번 봄방학은 새집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땅을 고르고 잔디 씨를 뿌리고 그리고 그 위에 거름을 뿌리는 등등의 일을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나에게 있었다. 집을 구입한 이래, 날씨가 풀리면 해결해야 할 하나의 과업이었는데, 막상 일을 해 주어야 할 건설주의 반응이 이 좋은 봄날을 즐길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당연하게 전체 잔디밭을 그래이딩하고 잔디를 심어줄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무슨 영문인지 계약서에 의해 어쩌고 저쩌고 영어로 씨부렁거리며 나의 기대를 망가트린다. 이 좋은 봄날에!
자상한 부동산 할아버지께선 걱정하지 말라하지만, 걱정 많은 나로서는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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